#우한 폐렴:中서 시작된 신종코로나에 ‘NO 차이나’ 혐오 확산→국민 안심·피해 최소화 위해 총력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최근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30대 직장인 황모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번 사태가 이 정도로 심각해질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했다길래 그저 우한시 한정으로 발발한 병인 줄 알았다. 하지만 우한 폐렴은 중국 전역으로 번졌고 해외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 우리나라도 더 이상 우한 폐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아직까지 국내 사망자는 없지만 확진 환자가 4명으로 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 이번 우한 폐렴의 최초 발생지는 불법 식용 야생동물 판매가 이뤄지던 우한의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으로, 지난해 12월12일 최초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초 발생일로부터 19일이나 지난 31일에야 우한 폐렴 발생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고 올해 1월10일 중국 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은 현재 우한시와 인근 도시를 봉쇄했고 디즈니랜드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들을 폐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피난을 목적으로 인접한 나라들로 이동하면서 거리가 가까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프랑스 등 중국과 거리가 먼 곳까지 확진자가 발생해 전 세계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증가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고정 검역대 열화상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br>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증가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고정 검역대 열화상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 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 번져 걱정스러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범위도 넓어지면서 2002~2003년 전 세계 37개국에서 8000여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더욱이 우한 폐렴 관련된 연관기사가 하루에도 몇 백개씩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들이 무분별하게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유포되고 있어 불안감을 호소하는 국민들도 늘고 있다.

# 中 우한 폐렴 확진자 수 ‘사스’ 넘었다..사망 132명·확진 5974명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2003년 ‘사스’ 때를 넘어섰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에서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6052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확진 환자 4명을 더하면 총 6056명이다.

이 중 중국 확진자는 5974명으로 하루 전보다 1459명 증가했고, 사망자도 132명으로 전날보다 26명 늘었다.

이는 사스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다. 사스는 2002년 11월 발병해 중국에서만 9개월 동안 5327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349명이 숨졌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31일 처음 확진 환자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사스 확진자 수를 넘어선 것.

특히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만 하루 만에 확진자가 840명, 사망자는 25명 증가했다. 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만 3554명, 사망자는 12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의 사망자만 105명이다.

중화권인 홍콩에서는 8명, 마카오에서 7명, 대만에서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태국이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7명 ▲싱가포르 5명 ▲말레이시아 4명 ▲베트남 2명 ▲네팔 1명 ▲캄보디아 1명 ▲스리랑카 1명 등이다.  

아메리카 지역은 미국 5명, 캐나다 3명이며 유럽은 프랑스 3명, 독일 4명, 오세아니아는 호주 5명이다.   

국내에서는 이틀째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 27일 우한시에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한 한국인 남성(55)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확진자는 4명이다.

질본은 조사대상 유증상자 187명 중 확진 환자는 4명, 155명은 진단검사 실시 후 음성으로 격리해제, 28명은 검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질본 감염병 전문콜센터인 ‘1339’ 상담 인력을 170여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1339 상담인력은 27명(기존 상담인력 19명, 질본 역학조사관 등 파견 8명)으로 이날부터 19명이 새로 투입돼 40명이 배치된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상담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에서 각각 28명, 100명의 인력을 전화 회선을 연결하는데 배치한다. 이에 따라 1339 전체 상담인력은 170여명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내달 중순까지 1339 상담인력을 단계적으로 150명 신규 배치해 전체 상담인력을 320여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검역 관계자들이 중국 지난에서 입국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검역을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고자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사진=뉴시스><br>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검역 관계자들이 중국 지난에서 입국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검역을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고자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사진=뉴시스>

# ‘우한 폐렴’ 대응에 분주한 정부, 확산 방지 총력전

이런 분위기 속 정부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분주해졌다.

급기야 환경부와 관세청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중국 야생동물의 국내 반입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입금지 대상 동물은 바이러스 중간 숙주 동물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박쥐류, 뱀류와 과거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로 알려진 오소리, 너구리, 사향고양이다.

환경부는 박쥐류, 뱀목, 개과 너구리, 족제비과의 오소리, 사향삵과에 대한 유역·지방환경청의 관련 동물 수입 허가를 강화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수입 허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중단하도록 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반입 금지 대상 동물이 수입되는 경우 관세법에 따라 통관을 보류하고 환경부의 허가가 없는 경우에는 반송 조치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관세청은 통관단계에서 생태계 위해가 되는 생물의 국내 반입 차단을 위해 지난해 12월30일부터 협업검사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기존 인천공항 외에 인천항, 평택항에도 추가로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소속 전문가를 파견해 수입 야생동물에 대한 협업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우한 폐렴 관련 환자 검사와 격리, 치료 등의 비용이 국가차원에서 지원된다.

보건복지부도 ‘신종감염병증후군(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진료비 지원 안내’ 지침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진료비를 건강보험공단과 국가, 지자체가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밝혔다.

지원대상은 확진 환자와 의사환자(의심환자), 조사대상 유증상자이며 지원기간은 격리 입원한 시점부터 격리 해제 때까지다. 지원금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입원 때 치료, 조사, 진찰 등에 드는 경비 일체다.

앞서 외교부는 28일자로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 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 ‘여행자제’를 발령했다. 다만 대만은 제외됐으며 중국 후베이성은 기존 3단계인 ‘철수권고’가 유지됐다.

외교부는 여행경보 상향 조정의 배경에 대해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확진 환자 및 사망자 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조치 강화로 중국 내 이동 제약이 점차 심해지는 추세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안전에 특별히 유의해 달라”며 “해당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여행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br>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신종 코로나’ 공포가 부른 중국인 혐오

한편,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중국과 중국인 혐오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인의 식문화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

포털사이트의 우한 폐렴 관련 기사에서도 중국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불매운동을 뜻하는 ‘노 차이나’(No China) 문구도 등장했다.

‘노 재팬’(NO JAPAN) 포스터를 패러디한 ‘노 차이나’ 포스터에는 노 재팬 포스터에 적힌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대신 ‘죽기 싫습니다’ ‘받기 싫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아울러 중국인의 입국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23일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청원은 29일 오후 7시 기준으로 58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춘절 기간 동안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며 “이미 우리나라 상륙한 뒤에는 늦지 않겠냐.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와 비슷한 내용의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중국에서 시작한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한국에 퍼지지 않도록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제발 중국인이 우리나라에 관광을 오지 못하게 제재해 주시고 우리나라 국민도 중국으로 출항을 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국민들의 안전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우한 폐렴 중국인 관광객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는 “지금 중국 대명절이 시작되는 가운데 우한 폐렴이 극성”이라며 “제발 국민청원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막아서 우한 폐렴을 잘 예방하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한 폐렴 확산은 경계하되, 지나친 혐오감 조장은 양국 관계 발전이나 경제·문화 교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중국인 혐오보다 중요한 것은 우한 폐렴의 유입 및 확산을 차단할 대책이다. 정부는 입국하고자 하는 중국인들의 정밀검사를 비롯해 우한 폐렴 확진자 이동 동선 공유, 허위정보의 유통을 막고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등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수단·방법 가림 없이 우한 폐렴 차단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사람이 죽고 사는 건 ‘감정’이 아니라 ‘현실’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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