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태광실업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병인 폐암으로 이날 오후 3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말까지 왕성한 경영 활동을 이어가며 삼성서울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꾸준히 받아왔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돼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그룹 측은 “박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장례는 평소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다. 또 조문과 조화도 받지 않기로 했다.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꼽히는 박 회장은 1945년 11월 경남 밀양에서 5남1녀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다. 

1966년 베트남전 파병군으로 자원입대한 후 44개월간 복무한 뒤 1971년 정일산업을 창업했다. 이후 1980년 태광실업으로 법인명을 변경하고 50여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특히 국내 신발산업의 ‘거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 초기 부도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1987년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회사인 나이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신발류를 납품해 사세를 확장했다.  

1994년에는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 현지법인인 태광비나실업을 설립했다. 또 2006년에는 정밀화학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고 이후 새 회사 설립과 인수 등을 거치면서 화학, 소재, 전력, 레저를 아우르는 15개 법인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박 회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뇌물을 준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신정화씨와 아들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 딸 박선영씨, 박주영 정산애강 대표, 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 있다. 

빈소는 경남 김해시 조은금강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2월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