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폐해:‘잘 나가는’ 타인 일상에 상대적 박탈감 커져→‘비교의식’ 내려놓고 나의 기준 찾기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직장인 A씨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습관 중 가장 고치고 싶은 게 있다면 ‘비교’다. A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늘 상대방과 비교해왔다. 이 때문에 친구가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거나 지인이 결혼했을 때, 동료가 좋은 직장으로 이직했을 때 A씨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자주 이용하는 A씨는 접속할 때마다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쟤는 나보다 어린데 차도 있네. 나는 그동안 뭐했지?’ ‘나랑 1살 차인데 벌써 어린 나이에 성공했네’ 등 수많은 생각들이 A씨를 괴롭혔다. A씨는 타인을 향한 질투가 차오를 때마다 자신에게 미움의 돌을 던졌고, 그의 SNS에는 남과 비교하고 본인의 모습을 탓하는 글들만 수두룩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률 변화. <자료=KISDI>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률 변화. <자료=KISDI>

한글 자판으로 SNS를 치면 나오는 단어 ‘눈’. 이렇듯 오늘날 SNS는 사회와 개인의 차원을 넘나드는 거대한 ‘눈’으로 인식되고 있다.

SNS는 여러 사람이 다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 동시에 만들어 낸다.

또한 다른 이들의 소식에 공감하면서 공감받는다. 이 모든 일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기에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SNS로 인한 폐해가 상당하다.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를 SNS에서 채우려는 사람들은 ‘좋아요’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한다. 심지어 ‘카페인(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아울러 SNS는 자신과 불특정 다수를 비교하도록 부추기고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공개돼있는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접할수록 우울감, 낮은 자존감, 상대적 박탈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 일상 속에 자리잡은 SNS

우리나라 SNS 이용률이 지난해 들어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의 이용률이 급감한 가운데 인스타그램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583가구·1만864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서 SNS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7.7%로 집계됐다.

SNS 이용률은 지난 2011년 첫 조사에서 16.8%로 집계된 후 꾸준히 상승해 2018년에 48.2%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소폭이나마 처음으로 떨어진 것.

가장 자주 사용하는 SNS는 페이스북(29.6%), 카카오스토리(26.3%), 인스타그램(19.3%), 네이버밴드(10.6%), 트위터(5.3%) 등 순이었다.

페이스북은 2017년 35.8%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하락했고 카카오스토리도 2013년 55.4%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다. 트위터 역시 2018년 14%에서 지난해 5.3%로 급감했다.

반면, 2014년 0.4%로 출발한 인스타그램의 이용률은 2018년 10.8%에서 지난해 19.3%로 뛰어오르는 등 SNS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나타냈다.

SNS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히 들어와 새로운 소통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중 SNS 이용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는 20대다.

앞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SNS 이용추이·이용행태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전체 연령층 가운데 20대의 SNS 이용률이 82.3%로 가장 높았고 30대(73.3%), 40대(55.9%), 10대(53.8%), 50대(39.6%), 60대(18.9%), 10세 미만(5.7%), 70세 이상(2.3%)이 뒤를 이었다.

평균 SNS 이용시간이 가장 긴 연령층은 20대로 하루평균 1시간7분이었다. 다음으로 10대(1시간1분), 30대(50분), 40대(48분), 50대(46분), 60대(42분) 순이었다.

그렇다면 20대의 SNS 이용이 가장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SNS를 이용하는 20대 중 많은 이들이 인증 혹은 사람들과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2016년 20대 남녀 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대의 인정욕구에 대한 인식 및 실태 조사 리포트’를 살펴보면 20대 4명 중 1명(25.6%)은 SNS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즐기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남들과 다른 인증 사진을 찍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25.4%)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의 SNS 계정에 하루 평균 1.46회 인증 행위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인증하는 횟수는 남자(1.28회)보다 여자(1.63회)가, 대학생(1.36회)보다 직장인(1.78회)이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대가 인증 행위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추억을 쌓기 위한 것’(41.5%)이라고 응답했다. 즉, 20대에게 인증 행위란 타인이 볼 수 있는 공간에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추억하는 일기와 유사한 행위로 분석된다.

특히 20대들은 가장 인증하고 싶은 상황으로 생일, 기념일 등 특별한 순간(62.2%)과 분위기 좋은 장소에 왔을 때(60.7%)와 같이 일상 속 아름다운 시간을 꼽았다.

20대들이 가장 많이 인증하고 있는 분야는 남성의 경우 ‘여행·레저’(28.3%), 여성은 ‘음식·디저트’(25.2%)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속된 취업난과 팍팍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SNS에서만큼은 일상을 아름답게 담아내고자 하는 20대의 마음이 반영된 것.

이처럼 20대들이 SNS를 통한 인증 행위를 즐기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20대가 SNS를 통해 타인에게 자신을 노출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동기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20대 10명 중 8명(77.1%)은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자료=잡코리아>
<자료=잡코리아>

#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되는 ‘SNS’

이제는 보편적인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 한 SNS는 단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을 넘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 없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제공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을 도와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SNS의 발달은 타인의 근황과 일상생활을 손쉽게 엿볼 수도 있게 해줬다. 하지만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유명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는 ‘비교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SNS 이용시간과 접속 횟수가 잦을수록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이를 방증해 주는 셈이나 다름없다.

미국 피츠버그의과대학이 19~32세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SNS 이용과 우울증 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SNS 이용시간과 계정 접속 횟수를 기준으로 상위 25% 이용자가 하위 25% 이용자보다 우울증 발병위험이 최소 1.7배에서 2.7배까지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타인의 게시물을 보면서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이는 박탈감과 상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SNS에 대한 정신적 결핍은 대중가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수 딘의 노래 ‘인스타그램’ 중 ‘잘난 사람 많고 많지 누군 어디를 놀러 갔다지 좋아요는 안 눌렀어 나만 이런 것 같아서’라는 가사가 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타인의 행복한 일상과 비교해 우울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타인의 과도한 과시 욕구로 SNS 피로도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성인남녀 3명 중 1명은 SNS를 이용하며 높은 피로도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

피로도 때문에 SNS 사용을 완전히 차단하는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한 이들도 존재했다. 그 이유로 ‘일정, 사진 등 개인정보 노출’ ‘타인의 게시물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2018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SNS 이용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활발하게 사용’(21.7%)한다는 답변과 ‘자주 사용하는 편’(36.6%)이라는 답변이 절반 이상인 58.3%를 기록했다. 본인의 SNS 이용 정도가 ‘보통 수준’이라는 답변도 29.6%로 많았다.

이와 반대로 SNS를 ‘사용하지 않는 편’(10.4%)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1.7%)는 답변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성인남녀들의 SNS 사용 시간은 일 평균 84분으로 집계됐다.

SNS를 이용하며 느끼는 피로도는 ‘보통 수준’(50.6%)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피로도가 높다’는 응답은 31.1%였다. 피로도가 높다는 답변은 ‘취업준비생’(32.2%)이 ‘직장인’(29.1%)보다 소폭 많았다.

특히 SNS 이용 피로도가 높을수록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한 경우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전체 성인남녀 중 23.9%가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SNS를 이용하며 느끼는 피로도가 ‘높다’고 답한 응답군에서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했다는 답변이 39.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통 수준’의 피로도를 느낀 경우는 19.0%,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낀 응답군은 10.5%만이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했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이들이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한 이유는 ‘일정, 사진 등 개인정보 노출’(40.7%)이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타인의 게시물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35.9%), ‘광고 등 필요 없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31.9%), ‘직장 동료 등 원하지 않는 SNS 인맥이 생겨서’(23.4%) 순이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SNS를 볼 때 불안, 박탈, 상실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그런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주의를 환기시키라고 조언한다. 환기가 힘들다면 SNS와 과감히 거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SNS는 소통의 도구일 뿐 소통 그 자체가 아니다. SNS에 게재된 이미지나 댓글 역시 삶의 한 단면일 뿐 삶 그 자체가 아니다. 때로는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삶의 질을 한결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스마트폰도 보편화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세상이 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모두들 작은 스마트폰  안을 들여다보느라 바쁜 현실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스마트폰 앱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의 휴대폰에 SNS 앱이 다운로드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는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교호적 관계망이나 교호적 관계를 구축해 주고 보여주는 온라인 서비스 또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천만 혹은 수억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일상 사진을 찍어 곧바로 자신의 SNS에 업데이트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과 소통을 하고 일상 공유 및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SNS를 보여주기 식으로 이용, ‘내가 사실은 이만큼 잘났어’ ‘나 이만큼 행복해’라는 자기 과시용 수단으로 활용해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동안의 안부는커녕 하루 종일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 혹은 대화를 나누다가 말이 끊기면 자연스레 스마트폰만 바라보게 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친구들과 만나면 서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면 요즘은 워낙 SNS를 통해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다 알고 있다 보니 대화도 점점 짧아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 

음식점을 가도 서로 대화를 하기보다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 바쁘고 ‘좋아요’ 숫자에 행복감을 느끼는 씁쓸한 현실이다.

심지어 SNS를 위한 카페, SNS를 위한 물건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SNS에 그 물건이나 카페사진을 올리면 ‘좋아요’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

사람들이 ‘좋아요’와 ‘팔로워’에 집착하는 만큼 돈을 받고 팔로워를 늘려주는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즐거운 일만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SNS 사용자는 항상 좋았던 일들과 자랑하고 싶은 일들, 행복했던 일들만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일종의 자격지심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보고 우울감에 빠지곤 한다.  

자신의 모습, 상황과 비교를 통해 초라함 혹은 박탈감을 느끼면서 어두운 동굴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넣고 있는 상황.    

그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은 타인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다. 특히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잘난 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못난 것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게 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 현재 누리고 있는 것도 즐기지 못하게 된다.

모든 개개인은 어떤 타인에 비해 열등한 존재도 아니며 반대로 우월한 존재도 아니다. 그렇기에 SNS 안에 고립돼 소위 ‘나보다 잘나 보이는’ 이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현실을 탓하는 것은 쓸모없는 에너지 낭비다. 

즉, 행복의 기준을 남에게 두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많은 이들은 놓치고 있다는 것.  

비교는 행복을 훔쳐가는 도둑이다. 나의 기준 안에서 스스로 부족한 능력은 노력을 통해 채워 나가고, 나만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부분을 더욱 극대화 시켜 더 큰 장점으로 키운다면 행복은 어느새 눈 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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