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연합, 한진칼 주총 최대세력 부상..조원태 경영권 위기
이 고문 행보에 시선집중..반도건설과 교감, 딸과 한배 탈까?

[공공뉴스=유주영 기자]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한진칼 지분을 두고 선전포고를 하며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분쟁이 격랑 속에 휩싸이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한진칼 주총의 ‘최대 세력’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조 회장의 그룹 경영권을 흔들고 있는 것.

조 회장은 내달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대표이사 연임 실패와 함께 경영권 방어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 대주주 가족 일원이며 총 11.78%의 지분을 보유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막냇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누구 편에 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진=뉴시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진=뉴시스>

조 전 부사장은 3월 한진칼 주총에 앞서 KCGI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대한 반도건설과 연합해 한진칼의 경영권을 탈환할 기세다.

한진칼 지분 6.4%를 가지고 있는 조 전 부사장은 KGCI(17.29%), 반도건설(8.28%)과 공동전선을 구축해 조 회장에게 반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 3자의 한진칼 지분율은 32.06%다.

앞서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명의의 3자 공동 입장문을 내고 “KCGI가 꾸준하게 지적해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 등 경영혁신 등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 전 부사장이 공감했으며, 반도건설도 이런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이 이 같은 연합 전선 구축은 조 회장에게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본인이 보유한 6.52%와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등 총 20.67%로, ‘조현아 연합’이 가지고 있는 32.06%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지분율은 각각 5.31%, 6.47%이지만, 이들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는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할 때 이 고문과의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까닭.

이 고문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접촉한 뒤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라 이 고문이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의 공동 전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 고문과 조 회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점에서도 이 고문 등이 조 전 부사장을 지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조 회장은 지난해 성탄절 이 고문 집에 찾아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두르고 물건을 부수는 등 소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 회장은 이 고문이 조 전 부사장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언쟁을 벌였다는 전언이다.

만일 이 고문과 조 전무 등이 조 전 부사장의 편에 설 경우 지분은 조현민 연합 지분은 43.84%로 늘어난다.

업계 일각에서는 우선 이 고문이 조 전 부사장을 지지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주총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이 고문의 행보가 어디로 향할 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조 회장은 국민연금이라는 또 다른 걸림돌이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이사직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한진 오너 일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부정입학 등으로 학사 학위가 취소돼 고졸학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한진그룹 회장 역할을 하는 데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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