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건설현장 사망자 수 ‘최고’, 지난해 11·12월 사망사고 1위 기록
문어발식 수주 결과는 줄줄이 ‘패배’..안전·환경·품질 ‘3대 제로 경영’ 무색

[공공뉴스=유주영 기자] 현대건설이 올해 첫 건설사 브랜드평판에서 1위를 지켰지만, 그러나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의 경영 행보는 이처럼 높은 브랜드 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건설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박 사장의 안전 강조 목소리에도 현대건설은 수년간 사망사고 1위 건설사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  

게다가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연이어 고배를 마시며 시공능력평가 2위 타이틀을 무색케 하는 형국으로, 안팎으로 ‘되는 일 없는’ 현대건설을 이끄는 박 사장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사진=현대건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사진=현대건설>

◆지난해 ‘사망자 최다 건설사’ 불명예에도 브랜드평판 1위

5일 기업평판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건설사 브랜드평판 2020년 1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조사 대상 건설사 중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다. 

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해 12월21일부터 올해 1월22일까지 국내 건설회사 브랜드 빅데이터 3274만3321개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습관과 평판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브랜드평판 지수는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 행동분석을 해 참여가치, 소통가치, 미디어가치, 소셜가치, 커뮤니티가치로 분류하고 가중치를 두어 나온 지표다. 건설회사 브랜드평판 지수는 참여가치, 미디어가치, 소통가치, 커뮤니티가치, 사회공헌가치로 분석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월등한 사회공헌지수와 커뮤니티지수를 획득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건설 브랜드는 ▲참여지수 27만6384 ▲미디어지수 68만7198 ▲소통지수 94만5805 ▲커뮤니티지수 124만6127 ▲사회공헌지수 71만5755를 기록, 총 브랜드평판 지수는 387만1269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브랜드평판 지수 478만3728과 비교하면 19.07% 하락한 수치. 하지만 여전히 1위 자리는 수성했다.​ 

이처럼 외부에서는 현대건설 브랜드에 호평을 쏟아냈지만,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는 것은 물론 지난해 사망자 최다 기록이라는 불명예는 부끄러운 행보라는 지적.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12월 두 달 동안 총 2건의 사망사고를 내면서 1건 대우건설, 롯데건설, 쌍용건설 등을 앞섰다.

현대건설 공사 현장에서는 2019년 한 해에만 근로자 7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발생해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목동 신월 빗물펌프장 수몰 사고가 ‘인재’(人災)로 판명 났지만, 이후에도 사망사고는 끊이질 않으면서 비난 공분을 키웠다. 

목동 사고가 일어난 직후인 지난해 8월에는 이천~문경 중부내륙철도 건설공사 제 6공구 현장에서 폐기물 운반 트럭에 운전자가 깔려 1명이 사망했다. 12월 11일에는 ‘힐스테이트 동탄2차 신축공사’현장과 ‘신길9재정비촉진구역 주택 재개발’현장에서 각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아울러 현대건설 공사현장에서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3년간 사망자 수도 주요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실제 2017년 3명에서 2018년 4명, 그리고 지난해 7명으로 확대되면서 3년간 총 14명이 사망했다. 

◆취임 3년차 박동욱, 현장안전에 정비사업 수주 잇단 고배까지 ‘시름’ 

뿐만 아니라 국내 수주전에서 잇따라 실패를 이어가는 점도 현대건설에게는 부담이다. 이미 지난달에만 총 18억달러(한화 2조1000억원) 규모의 해외 건축공사 수주에 성공했으나 국내 정비사업에서는 번번히 좌절을 맛보고 있는 상태다. 

최근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권 경쟁에서 GS건설에 밀렸고, 지난해 강북권 최대 사업장으로 꼽힌 한남3구역은 과열 수주 논란으로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또 갈현1구역 시공권은 재개발조합과 마찰을 빚으면서 박탈당했다. 

이밖에 대전 최대 재개발 사업장인 유성구 장대B구역 수주 역시 실패했고, 대구 수성구 수성지구 2차 우방 수주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한편, 박 사장은 지난해 안전·환경·품질 관련 ‘3대 제로’(중대재해 제로·환경 페널티 제로·중대품질문제 제로)를 목표로 밝히며 현장 우선 경영에 나섰다.  

특히 현장 안전을 최우선으로 ‘중대재해 제로’ 건설사로 만들겠다고 약속, 지난해 1월 안전관리를 위한 자체 시스템인 ‘하이오스’를 구축하는 등 박 사장의 안전 경영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 시스템에는 근로자 위치 확인을 비롯해 장비협착방지, 타워크레인 충돌 방지 등 총 6가지 안전사고 사전 예방 기술 내재돼 있으며, 현대건설은 이 기술로 선제적 리스크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박 사장의 바람과 달리 상황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 첨단 기술을 도입해 근로자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을지 몰라도 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  

더욱이 올해 취임 3년차를 맞은 박 사장은 ‘수주’를 경영 핵심으로 내세웠지만 지난해 사망사고 수가 무시하지 못할 숫자로 드러남에 따라 수주 확보에 앞서 ‘재해 안전’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2018년 취임 이후 줄곧 ‘안전’을 강조한 박 사장의 외침이 무색해진 형국으로, 현대건설의 브랜드 가치에 상관없이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가 줄지 않으면 박 사장의 입지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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