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생명 담보로 한 인간 중심 향연” 환경부 장관 지적에 “무책임한 발언” 작심 비판

지난 9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에서 열리고 있는 화천산천어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산천어를 낚아 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br>
지난 9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에서 열리고 있는 화천산천어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산천어를 낚아 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축제를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소설가 이외수씨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전날(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6년 동안이나 화천군 홍보대사와 산천어축제 홍보대사를 역임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산천어축제는 그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세계적인 축제로 부상했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15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대표축제, 유일한 흑자축제였다”며 “그러나 군부대 축소, 돼지열병, 집중호우 및 강물범람, 기후 온난화에 의한 얼음 부실, 동물보호단체의 연이은 태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연일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조 장관의 발언은 무책임하며 각종 흉기로 난도질을 당한 화천군민들의 알몸에 환경부 장관이 친히 왕소금을 뿌리는 듯한 발언”이라며 “동물보호단체나 환경부 장관님의 동물사랑은 진정성이 몹시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화천 산천어축제에 대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인간 중심의 향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씨는 “화천군은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지자체로 산천어축제를 통해 약 1300억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 화천의 강물이 1급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환경 파괴 축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완벽하지는 않으나 축제 관계자들은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책과 보완책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씨는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식탁을 위해 고통받거나 학대받으면서 사육되고 있는가”라며 “동물보호단체나 환경부 장관이 자갈을 구워 먹는 방법이나 모래를 삶아먹는 방법을 좀 가르쳐 달라고 하소연하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천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부디 (산천어를) 다량으로 구입하셔서 바다에 방류해 주시기를 소망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씨를 비롯해 지역 정가에서는 조 장관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강원 춘천이 지역구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역주민의 생계가 달린 문제를 그렇게 모질게 말 못 한다”며 “예년에 비해 얼음이 얼지 않아 울상을 하고 있는데 재를 뿌려도 유분수”라고 힐난했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국회의원 예비후보인 정만호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도 “안보와 환경 관련 규제에 신음하는 지역민들의 생존권을 도외시한 발언”이라며 조 장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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