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주황색 두고 ‘색깔’ 논쟁..민중당 “3년째 사용한 당색 가로채” vs 국민당 “판단은 국민 몫”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가칭)이 때아닌 ‘당색 가로채기’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당이 당 상징색을 오렌지색으로 정한 데 대해 주황색을 당색으로 사용하고 있던 민중당이 “주황색 가로채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이에 국민당 측은 “당색은 특정 당의 소유물이 아니며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020국민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가운데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된 안절수 전 대표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2020국민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가운데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된 안절수 전 대표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당이 당색으로 주황색을 사용한다고 한다”며 “원내정당인 민중당이 3년째 사용해오고 있는 색임에도 (국민당은) 단 한마디의 상의나 양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민중당은 매우 당혹스러웠지만 먼저 대화로 설득해보려 했다. 어제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안 전 대표에 관련한 문제로 면담을 제의했다”며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은 ‘민중당은 주황색이지만 우리는 오렌지색이다. 그런 일로 대표 간 면담은 불필요하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당은 9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오렌지색’을 당색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책도 오렌지는 주황색이라고 돼 있다”며 “이걸 다르다고 주장하는 안 전 대표에게 초등학교 미술 수업부터 다시 듣고 오라 해야 하나 난감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중당은 지난 3년 간 당원들의 피땀으로 바닥에서부터 당을 일궈왔다. 지역사회에서는 이제 ‘민중당은 주황색’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국민당의 주황색 가로채기는 영세 상인이 닦아놓은 상권을 재벌 대기업이 와서 침해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수정당이 가꿔온 이미지를 ‘안철수’라는 유명세를 이용해 앗아가 버리다니 대기업 갑질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그게 안 전 대표가 떠들던 공정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주황색은 민주노동당부터 민중당까지 진보의 대표 상징색”이라며 “국민의당 시절에는 녹색당의 초록을, 이번에는 민중당의 주황을 가져가는 안 전 대표를 보면서 ‘진보’ 코스프레용 결정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힐난했다.

실제 안 전 대표가 이끄는 신당의 당색 가로채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 전 대표는 2016년 국민의당 창당 때도 녹색당이 당색으로 사용하고 있던 녹색을 당색으로 정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당은 반박에 나섰다. 장지훈 국민당 창당준비위원회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미래, 민주 등 정당의 지향점을 나타내는 단어가 특정 정당의 소유물이 아닌 것처럼 정당의 지향점을 나타내주는 당색도 마찬가지로 특정 당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선택과 판단은 국민 여러분께서 해주실 일”이라고 밝혔다.

장 부대변인은 “당색 가로채기라는 게 있다면 녹색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왜 비슷한 당색을 두고 싸우지 않는 것이냐”며 “색깔은 특정 당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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