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센, ‘위험의 외주화 조장 기업’ 낙인 속 공사 중단 사태 몰고 간 ‘갑질’ 논란
티센, ‘위험의 외주화 조장 기업’ 낙인 속 공사 중단 사태 몰고 간 ‘갑질’ 논란
승강기 설치도급비 협상 과정서 협력사 공사 중단 ‘잡음’
회사 측 “지난주 협상 마무리된 사안..갈등은 매년 있어”
결의대회 2개월 만..서득현 대표, 상생·안전 다짐 ‘무색’
  • 이민경 기자
  • 승인 2020.02.18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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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지난해 ‘위험의 외주화’ 논란의 중심에 섰던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티센)에서 협력사 ‘갑질’ 소란이 불거져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다.

올해 승강기 설치도급비 협상 과정에서 티센이 지난해에 이어 설치비 삭감 움직임을 보이자 협력사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과 안전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며 공사 중단에 나선 것. 

더욱이 티센 측은 공사 중단으로 인한 건설사의 공사지연 손해배상 소송비도 협력사에게 대납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와 더 큰 공분을 사는 분위기다. 

이에 티센 측은 <공공뉴스>에 협상을 지난 13일 완료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설치비 협상에서 협력사와)갈등은 매년 있어왔고, 올해는 인상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로부터 불법 하도급이 적발되는 등 협력사를 안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불구, 어김없이 협력사 도급 비용을 삭감하려 했던 점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평가다. 

사진=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사진=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승강기 설치도급비 5% 인상 요구에 협력사 ‘반발’..안전 문제도 도마 위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티센은 지난해 승강기 설치도급비 10% 인하한 가운데 올해도 5% 추가 인하를 요구해 최근 협력사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는 올해 승강기 설치비 문제를 놓고 협력사들과 수개월째 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5% 인하안’과 동일한 수준이다.  

현재 대기업들은 건설업황 침체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설치비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주장. 

하지만 설치공사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설치비를 내릴 경우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게 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티센 협력사 역시 티센 측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설치비를 인하했다며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력사들은 티센이 자체적으로 분석 없이 업계 맏형인 현대엘리베이터를 따라 설치비를 조정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전언.

게다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험의 외주화’ 논란으로 정치권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은 후 ‘2인 1조’를 강제해 협력사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꼬집었다.

티센은 2년 동안 설치비 15% 삭감을 요구, 그 결과 600만원대였던 설치비가 400만원대로 하락했다고 협력업체들은 호소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등 최소한의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월 300만원 가량이 필요하지만, 설치비 400만원으로는 2인 1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 결국 일을 하면 할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설치비 삭감이 근로자 안전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치비가 줄어들면 2인 1조 작업은 고사하고 근로자들의 임금이 하락해 인력 이탈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를 충당하기 위해 비전문가를 고용할 경우 그동안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안전사고 고리도 끊어낼 수 없게 된다.

즉, 무리한 설치비 삭감은 다시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불러오고 과거 다수의 사망자를 냈던 티센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가능성은 크다.     

이와 관련, 티센 측은 협력사와 설치비 협상이 완료됐으며 마무리 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티센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지난주 목요일 협상을 완료했고, 올해는 (설치비를)인상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 인상률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왼쪽부터) 김원순 원신엘리베이터 대표, 퀜틴 람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아시아태평양 본부 설치 부사장, 서득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이사, 콜름 스튜어드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아시아태평양 본부 안전 부사장, 김영배 두남엔지니어링 대표. 사진=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왼쪽부터) 김원순 원신엘리베이터 대표, 퀜틴 람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아시아태평양 본부 설치 부사장, 서득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이사, 콜름 스튜어드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아시아태평양 본부 안전 부사장, 김영배 두남엔지니어링 대표. <사진=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서득현 대표, 상생·안전 강조 2개월 만에 갑질 논란..헛구호에 그치나

한편, 승강기 업계에서는 그동안 근로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등 안전 관련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대형 승강기 제조업체는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협력업체와 공동 수급체를 구성해 계약을 맺는다. 제품 생산은 대형 업체가 하고 설치와 유지보수는 중소 협력사가 맡아 이 같은 구조 속 결국 협력사 근로자들만 위험으로 내몰리게 된다는 지적.  

2018년 이후 5명의 근로자가 일터에서 사망한 티센 역시 당시 사고 원인은 작업 지휘자 미배치, 안전대 미설치 등 안전장치 부족이었지만 협력사 근로자의 안전을 소홀히 한 ‘위험의 외주화’가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티센의 근로자 사망 이슈로 승강기업계 전반에 대한 정부 조사가 진행됐고, 국내 대형 승강기 업체들이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불법적으로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매출액의 최대 40%를 편취해온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티센은 지난해 12월 업계에 상생,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상생안전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의 설치, 서비스, 비계, 양중 파트너사 대표 150여명을 초청해 결의대회를 열고, 상생협력기금 8억원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서득현 티센 대표는 “파트너사와의 바람직한 상생·협력 모델,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에 적극 투자해 명실상부 안전 1등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상생안전결의대회 2개월 만에 협력사 갑질 잡음이 들리면서 서 대표의 외침도 무색하게 됐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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