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갑자기 찾아온 영하권 날씨에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 발병 위험도 높아졌다.

전국에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부산 지하철역 인근에서 노숙을 하던 50대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한 시민이 강력 한파가 예보된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전날(17일) 오전 8시30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1번 출구 인근에서 A(5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 이불을 덮은 채 누워있었고 길을 지나던 한 행인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전날 부산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0.5도였고 체감온도는 영하 6.4도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수년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노숙하며 거의 매일 술을 마셔왔다. 사망 전날에도 다른 노숙자와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검안 결과 A씨에게 특이한 외상은 없었고 저체온증으로 숨졌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무연고자인 A씨를 부산의료원에 안치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 면역력이 낮은 고령자와 어린이는 한랭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랭질환자는 320명이 발생했고 이 중 11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간 대비 한랭질환자 수는 약 40% 감소했으나 사망자는 9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한랭질환자의 43%, 사망자의 55%가 65세 이상 노년층인 만큼 갑작스러운 한파 시 노년층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과 동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져 정상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 중증질환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랭질환자 320명 중 78%는 길가나 집 주변 등 실외에서 발생했으며 35%는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랭질환은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지만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므로 한파 시 내복, 장갑, 목도리, 모자 등으로 따뜻하게 몸을 보호해야 한다.

고령자와 어린이는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 유지에 취약하므로 한파 시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증상이 악화돼 위험할 수 있으므로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을 마시면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한파 시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저체온증은 응급상황이므로 발생 즉시 병원에 내원해야 하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질본 관계자는 “한파에 취약한 독거노인,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 음주자, 노숙인에 대해 가족, 이웃, 지방자치단체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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