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등기이사 연임 추진 않기로..경영 전반 총괄 업무는 지속
힘 실리는 ‘원톱 체제’..모빌리티 정관변경으로 미래차 전략 가속도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999년부터 맡아온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21년 만에 내려놓는다. 이는 등기임원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며, 단 회장으로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는 지속한다. 

정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지난해 현대차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 한층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에 이어 이사회 의장을 맡게될 경우 그룹 총수로서 입지는 더욱 견고해지는 상황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의장직을 넘겨받을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19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고 내달 19일 예정된 제52기 정기주주총회 회부 안건을 논의한 결과 정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총 6번의 연임을 통해 현대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겸직해왔다. 하지만 이사회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오는 3월16일로 등기이사 임기가 종료되는 정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게 된다. 

정 회장은 82세 고령의 나이로 2018년 이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또 실질적인 경영 참여도 없다.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지만, 현대차 측은 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 임원으로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회장직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사회는 이날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수익성 개선 추진과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임기 만료 예정인 정 회장을 대신해 김 전무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기로 했다”며 “미래 분야 투자를 통한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수익성 최우선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이사회 새 의장은 내달 주총을 통해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한 후 선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곧바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LG그룹을 제외하면 젊은 그룹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지 않고, 또 총수일가가 대표이사와 의장직을 겸직하는 것은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국제기준과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충전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개인용비행체(PAV) ▲신에너지 등 미래사업 역량을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다는 ‘2025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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