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역성장, 대표 브랜드 교사 일탈에 도덕성 ‘치명타’
잇따른 성추문 논란..엄마들 불안 ↑, 기업문화 문제있나
회사 측 “경찰 조사 중..결과 따라 내부적 조치 취할 것”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교그룹이 최근 공격적 인수합병(M&A)를 통해 신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그러나 역성장한 실적 개선에는 의문부호가 달리는 분위기다.

대교의 대표적인 교육서비스 브랜드 ‘눈높이’ 학습지 교사가 초등학교 여학생 성추행 사건으로 고소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까닭. 학습지 방문교사가 자신이 지도하던 학생을 수개월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엄마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 회원들의 대거 이탈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대교는 과거 직장 내 성희롱으로 몸살을 앓았던 탓에 일각에선 성 문제에 방관하는 기업문화를 꼬집는 목소리도 들리는 실정.

‘행복 나눔 기업’이라는 경영 이념 하에 40여년 동안 대교를 이끌어 온 강영중 회장의 철학도 헛구호에 그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그를 향한 원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눈높이 학습지 방문교사, 초등생 여아 성추행 사건 ‘충격’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 강원도 원주경찰서에 대교 눈높이 학습지 방문교사인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고소장에는 A씨가 자신이 지도하던 초등학교 여학생 B양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공부를 가르치는 척 하며 B양의 허벅지를 만지거나 허리를 껴안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 이 같은 추행은 B양의 집에서 8개월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B양 가족의 주장이다.

A씨는 B양에게 성추행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양은 어머니에게 눈높이 학습지 방문교사를 A씨 대신 여자 교사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어머니는 단순히 B양이 공부하기 싫어 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딸이 성추행을 당한 것을 인지한 후 여성가족부 산하 성폭력 상담기관인 원주해바라기센터 상담소에 이를 신고, B양에 대한 심리상담을 실시했다.

센터는 상담 결과를 경찰에 넘겨 수사를 의뢰했으며, B양 부모는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원주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교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해당 방문교사는 계약해지된 상태로, (학습지 방문교사는)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계약해지를 하게 돼 있다”며 “(아동 성추행)사건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회사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면 내부적으로 명예훼손 등 검토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습지 방문교사는)최초 계약을 맺을 때 성범죄 경력 조회를 진행하며 문제가 없을 시 계약이 이뤄진다”면서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성범죄 예방 교육 등을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내부 사실관계 확인 및 경찰)조사 결과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B양 측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찰 조사)결과가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사건을)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에 대한 검토는 경찰 측 결과 이전 확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대교 홈페이지 캡쳐>

◆추락하는 국내 최초 학습지 기업..역성장에 1위 자리도 내줘

한편, 대교는 교육업계 최초로 학습지라는 교육 서비스 개념을 탄생시킨 곳. 1990년대 대교의 눈높이는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학습지의 대명사’로 통했다.

개인별, 능력별 1대 1 방문학습 시스템을 개발해 교사 중심이었던 기존 교육시장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가져왔지만, 현재는 역성장을 지속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교원그룹에 내준 상태다.

실제로 2018년 매출은 2002년(7644억원) 이후 가장 적은 763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도 572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는 물론 교육사업 시장 둔화에 따른 영향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업계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에 한창이며 대교도 탈출구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앞서 대교는 지난달 영·유아 놀이체육시장 1위 브랜드인 ‘트니트니’를 인수했다. 1월3일 트니트니 운영사 티엔홀딩스의 주식 100%를 290억원에 취득하며 영·유아 놀이체육 업계 진출을 알린 것.

트니트니는 영·유아 대상 신체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 현재 문화센터와 어린이집, 유치원 등 전국 2000여개 유아 교육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누적 이용고객은 300만명에 달한다.

대교는 압도적 인지도를 가진 트니트니 인수를 통해 12개월 영·유아부터 받을 수 있는 교육서비스 라인을 갖추게 된 셈이다.

대교는 트니트니 외에도 최근 몇년 새 M&A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학원 전문 서비스 기업 ‘에듀베이션’을 인수해 학원·강사·학부모 플랫폼 사업 진출했고, 2018년에도 글로벌 인공지능(AI) 수학교육 플랫폼 회사 ‘노리’를 인수해 본격적인 에듀테크 사업 확대에 나섰다.

◆성추문 기업 전락?..강영중 회장, ‘지속 성장 글로벌 기업’ 목표도 위기 

그러나 연이은 역성장을 멈출 지는 미지수다. 잊을 만하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성 관련 문제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미 2015년에도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불거져 홍역을 치렀지만, 또 다시 학습지 교사의 아동 성추행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르며 교육기업으로서 가장 중시되는 윤리와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모습.

영·유아와 초·중등생을 상대로 교육사업을 진행하는 대교에서 성관련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엄마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이슈. 회원 대거 이탈을 초래할 수 있고, 시장 악화 속 계속 외면 받게 될 경우 존폐 위기로 내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같은 일부 학습지 교사의 일탈로 대교 기업문화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대교 측은 “성희롱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고 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심지어 아동 성범죄로까지 확대된 점은 사측의 방관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는 글로벌 기업’ 목표를 이루겠다던 강 회장의 포부가 무색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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