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사용액이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출국자 수 증가세가 둔화됐고,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직불) 해외 사용금액은 18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기록한 역대 최대인 192억2000만달러에 비해 1.7% 감소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해외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은 2009년(-20.9%)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면서 일본여행이 급감했고, 홍콩 사태 등도 불거져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871만명으로 1년 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점도 카드 해외 사용 감소에 기인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 당 1165.7원으로, 전년(1100.3원)대비 6%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수는 6841만4000장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하지만 장당 사용금액은 276달러로 1년 전보다 8.3% 축소됐다. 

카드 종류별로는 체크카드가 전년대비 8.5% 줄었고, 직불카드 사용액도 30.9%나 줄었다. 반면, 신용카드는 1.5% 늘었다. 

한편, 외국인들의 카드 국내 사용액은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해제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실적은 지난해 99억1900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6.8% 증가했다. 외국인들의 카드 국내 사용액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00억달러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