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왼쪽), 손혜원 무소속 의원. <사진=뉴시스><br>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왼쪽), 손혜원 무소속 의원.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여권 일각에서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4·15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 출마를 준비 중인 윤건영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상황실장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례 위성정당 설립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된다”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최근 보수 야당의 행태는 지난 연말 연초에 있었던 선거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꼼수정치”라며 “그 폐해에 대한 대응을 하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꼼수는 결국 원칙을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그런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비례민주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전 실장은 “더불어민주당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진보 블록 전체의 문제”라며 “전체가 같이 어떻게 원칙을 견지하면서 보수 야당의 꼼수 정치를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꼼수’라고 비판했지만 당내에서는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제기돼왔다.

민주당 출신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도 전날(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를 통해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손 의원은 “지금 저 무리들(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당을 만들었지 않았나”라며 “(진보 진영도) 만들지 않고 그냥 있을 수 없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악성 프레임에 씌워서 북소리에 맞춰 춤추는 민주당을 보며 이렇게 가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방송을 한다”며 “그야말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 시민들을 위한, 그야말로 시민이 뽑는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이 잘못 판단한 부분이 있다면 이걸 되돌려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보이지 않게 우리의 역할로 그 일을 하는 게 맞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손 의원은 “내가 직접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 한번 여기 관련된 분들과 함께 의견을 모아서 전혀 부정적으로 생각지 않던 부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의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미래통합당의 불법위장 사조직인 미래한국당의 창당이 실제 단행되자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똑같은 비례 위성정당 창당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윤 전 실장이 군불을 땠고 급기야 여당 출신의 손 의원은 실제로 창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이전에도 민주당 지지자 일각에서 위성정당 창당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진 바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당과 관계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었다”며 “이제 여권에서도 나름대로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창당 계획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민주당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만일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거나 간접적으로라도 용인한다면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민주주의 붕괴행위를 자행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대변인은 “무도한 제1야당의 정치적 꼼수에 집권 여당이 휩쓸려 농락당해서는 안 된다”며 “그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전락하지 말라. 대의와 원칙, 정치개혁을 추구했던 초심을 따라 현명하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교섭단체 연설에서 미래한국당 창당을 언급하며 ‘미래통합당이 무조건 국회 제1당이 되고자 민주주의도, 정당정치도, 국민의 눈초리도, 체면도, 염치도 모두 다 버렸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제껏 공언했던 약속들을 저버리고 명분도 대의도 민심도 모두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길을 택하지 않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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