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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현황②] 문닫고 눈치보고..국내 기업들 ‘곡소리’
수천명 근무 대기업 주요 사업장 잇단 폐쇄..유통·LCC 업계도 최악의 패닉 상태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2020. 02. 24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곡소리도 끊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거침없는 확산세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 속 확진자의 이동경로에 포함되고 구성원들의 감염 문제도 속출하며 문을 닫는 사업장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  

전사적으로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음에도 불구, 감염병의 강력한 전파력으로 국내 산업계 전반은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 한동안 코로나19의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삼성·LG 등 대기업도 못 피한 ‘코로나19’..주요 사업장 줄줄이 폐쇄

현재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화살은 굴지 대기업인 삼성과 LG도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과 LG전자 인천 사업장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줄줄이 폐쇄된 것. 

24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북 구미 사업장은 이날 오후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의 무선사업부 소속 직원 1명은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돼 삼성 측은 곧바로 사업장을 폐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2일부터 오전까지 사업장 방역을 실시했고, 확진자가 근무하는 층은 오는 25일까지 폐쇄해 방역하기로 했다. 

구미 사업장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과 ‘갤럭시S20’ 등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때문에 사업장 폐쇄에 따른 제품 출고 차질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날부터 재가동에 들어가긴 했지만, 아직까지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과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원 1500여명이 14일간 자가격리 중인 상태로 확진자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또한 LG전자는 인천 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됨에 따라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이날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근무 인력은 2500여명에 달하는 LG전자 인천 사업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 기지다.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와 관련된 생산 및 실험 등을 하고 있다.  

LG전자 직원의 가족은 22일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직원은 전날(23일) 검사를 받았다. 

LG전자는 직원에 대한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직원들이 근무했던 연구동을 방역하고 예방 차원에서 이날까지 폐쇄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연구동 직원들은 이날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 다만, 연구동 이외의 생산동과 복합동은 정상 운영 중이다. 해당 직원 검사 결과에 따라 추후 자가격리 인원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직원 6명이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1차 협력사 서진산업으로 출장을 간 직원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근무자는 3만명이 넘는다. 특히 자동차 제작 공정은 컨베이어벨트 라인을 따라 이어진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그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외부인의 공장 출입을 제한하고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지부장 이름으로 낸 담화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내에서 1명이라도 나오면 전 공장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며 마스크 및 손 소독제 보급 등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협력사까지 점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의 경우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2명의 직원이 폐렴 증상 등을 보여 임직원 800여명을 20일 자가 격리 조치했다. 이 직원들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일 광주 동구 롯데백화점에서 방역업체가 백화점 휴점에 맞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광주 동구 롯데백화점에서 방역업체가 백화점 휴점에 맞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직격탄 맞은 유통업계..확진자 동선 공개될 때마다 ‘패닉’

이처럼 대기업들은 핵심 사업장에서 직원 본인 혹은 가족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자 국내 및 해외출장 자제, 일부 셔틀버스 운행 중단, 사업부 회의 최소화 및 화상회의 대체 등을 권고하며 감염병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다.

‘셧다운 공포’가 드리우면서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은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 있던 확진자들의 동선이 공개될 때마다 영업중단 사태가 벌어지며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현재까지 임시 휴점에 들어간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 등은 20여곳이다.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은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문을 닫아 3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또 전주점, 영등포점 등도 확진자의 동선으로 밝혀지면서 연이어 영업을 중단했다. 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일부 지점이 임시로 문을 닫았고, 전체 방역을 위해 10일에는 백화점 전체가 쉬는 사태도 벌어졌다. 

면세업계도 울상이다. 롯데면세점(본점·제주점), 신라면세점(본점·제주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달 각각 3~5일 동안 휴업에 들어갔다. 이번 휴업으로 피해 금액만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군산점, 부천점, 마포공덕점, 성수본점, 킨텍스점, 속초점 등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했고 롯데마트(전주송천점, 청주당당점, 대전노은점 등), 홈플러스(광주계림점, 파주문산점 등)도 코로나19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이런 줄 휴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통업계의 피해도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과 접촉을 꺼려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외출 자체를 자제하는 경향이 커진 점도 유통업계의 시름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24일 인천국제공항에 승객이 크게 줄어 면세구역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가 국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24일 인천국제공항에 승객이 크게 줄어 면세구역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존 위협 LCC, 위기경영체제 돌입에도 돌파구 안 보인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비명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인해 상당한 매출 타격을 받은데 이어 최근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까닭.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주 급여의 20~30%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임원들은 이번 사직서 제출을 통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경영 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로 했다.

또한 부서장급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임금 10%를 반납하기로 했으며, 모든 직원은 내달부터 무급 희망 휴직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뜻을 밝히고 있다고 에어부산 측은 전했다.

에어부산은 직원들이 주 4일 근무, 무급휴직 15일, 무급휴직 30일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탑승객이 급감한 중국 및 동남아 노선 25개를 3월 한 달간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항공기 리스사 및 국내외 공항 조업사와도 비용 납부 유예 또는 감면을 협의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들은 회사의 경영난이 심화되자 임금을 자진 삭감하기로 결정하고 고통 분담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조종사 노조는 이달 20일 사측과 임금협상 특별 교섭을 실시하고 3~6월(4개월)까지 임금 25%를 삭감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70% 이상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무급휴직 협조 요청을 받자 임금삭감안을 사측에 먼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사무국은 조합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회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점, 타사들도 무급휴직 및 임금삭감 등 비용절감 노력을 하고 있는 점, 현재 영업환경이 단기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회사 요구를 거부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임금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오는 6월까지 상무보 이상 임원 임금 30%, 임원을 제외한 본부장 직책자 직책 수당 자진 반납,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국내지점 객실 보직 승무원 포함) 대상 근무일 및 근무시간 단축 등 내용을 담은 긴축경영에 돌입하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 역시 이미 12일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하며 경영진 임금의 30% 이상 반납 및 기존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됐던 무급휴가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희망·단기휴직을 실시하는 등 LCC업계에 비상경영 노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를 위해 최대 3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지원방안을 17일 발표했다.

지원방안에는 이번 사태로 운항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감축한 항공사에 대해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를 최대 3개월간 유예하고, 미사용 운수권과 슬롯 회수조치를 유예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LCC 지원책까지 내놓은 상태지만,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LCC업계의 고충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되고 있는 상황. 각 사들은 저마다 임금삭감 등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곳곳에서는 수익성 저하를 넘어 생존마저 우려된다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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