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코로나19 확진자 대신 일반 환자 보내라”..박원순 “서울시립병원에 수용하겠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도움 요청에 경기도와 서울시가 같은 듯 다른 대처 방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용하기 어렵다”면서도 대구 일반 환자를 보내라고 역제안을 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힘을 보태겠다”며 대구·경북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서울시립병원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뉴시스>

이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고 운을 뗐다.

그는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오늘 정부에 ‘대구 민간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 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반면 박 시장은 이 지사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박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권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원을 호소했고 서울시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5단계 위기상황을 모두 대비해 진료체계와 병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며 “대구·경북의 확진자, 특히 중증환자들을 서울시립병원에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 이미 몇 분은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외협력기금을 활용해 대구와 경북에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예방에 가장 필요한 마스크 16만6000개, 손세정제 1만1500개 등의 구입을 완료해 지역주민들에게 지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감염병을 우습게 보아선 안 되지만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도 안된다”며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는 것은 배제와 혐오가 아니라 신뢰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권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고 치료할 병상과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난 일주일 동안 정부에 호소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제가 직접 서울, 경기, 경남, 울산 시·도지사님들께 제가 직접 전화를 드려서 시·도가 준비하고 있는 병원시설의 이용을 부탁드렸다”며 “환자들을 격리치료할 수 있는 병원시설과 의료인력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경기도와 서울시의 다른 대응이 화제가 되자 이 지사는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자치단체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고 박 시장의 결정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는 또 저 나름의 사장이 있다. 지금 대구에서는 한 두 명이 아니고 수백 명을 보내겠다는 것”이라며 “병원이 대개 도심에 있는 문제, 환자를 지역 밖으로 마구 끌어내는 문제, 수송이나 이송 등 과정에서의 감염 가능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안을 했다. 일반 경증환자를 하나의 병원으로 모으고 옮길 수 있는 것은 ‘경기도가 통째로 병원을 비워서 받아주겠다. 그 병원에 환자를 수용해라’라고 제안을 드렸다”며 “어제도 총리실 주재 대책회의에서 그 제안을 해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와 입장이 다른 것에 대해선 “(환자) 3~4명 받는 걸 거부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수백 명을 한 번에 경기도로 옮기겠다는 취지다. 전문가 입장에서도 권역으로 환자를 옮기는 등의 감염병 대응을 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