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배제는 황교안·김형오의 야비한 합작..어떻게 받아들일지 숙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컷오프(공천 배제) 소식이 전해지자 “참 야비한 정치를 한다”고 강경 발언을 내뱉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5일 미래통합당이 컷오프를 발표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비난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사흘 전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께서 직접 전화를 해서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추가 공모에 응하도록 설득을 하면 컷오프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허허 참”이라며 김 공관위원장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홍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이주영 국회부의장에 대한 컷오프 결정을 내렸다.

홍 전 대표가 컷오프된 경남 양산을은 나 전 시장과 박인 전 경남도의원, 이장권 전 경남도의원이 경선을 벌이게 됐다.

김 공관위원장은 홍 전 대표 컷오프 이유에 대해 “짐작하시는 대로”라며 “공관위원들이 그동안 일관된 방침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6일에도 컷오프된 데 대해 비판글을 올렸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공관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며 “숙고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김 공관위원장이 2004년 총선 당시 부산 영도구에서 컷오프 위기에 몰렸을 때 내가 공심위원을 하면서 경선을 강력하게 주장해 살려 준일이 있었다”며 “2008년 4월 총선 이후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로 만나 김형오 전 의장이 야당을 의식해 국정운영에 미온적일 때 1년간 대립하면서 거칠게 다툰 적이 종종 있었다”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이번에 공관위원장으로 만났을 때 나는 그때의 사감으로 나를 공천 배제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과 전화까지 했고 김 공관위원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그것이 해소된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 전 시장을 이용한 공천 배제 작업을 오랫동안 추진한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김 공관위원장이) 나 전 시장을 설득해 추가 공모에 응하면 컷오프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시켜 주겠다고 며칠 전 전화를 직접 했을 때 나는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홍 전 대표가 컷오프된 가운데 그의 무소속 출마를 점치는 의견이 나왔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전 대표가 그렇게 녹록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기 고향 밀양 창녕으로 돌아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만약 홍 전 대표가 여기에서 사라지면 자기 정치 생명은 끝나는 것이다. 김태호 전 지사도 자기 고향 거기에서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했다”며 “어떻게 됐든 대권 후보였고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컷오프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당의 중요한 자산 한 분이 큰 상처를 입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공관위도 그분들의 의사결정을 좀 존중해줬으면 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고 본인들도 지도자답게 당의 요구를 한발 물러서서 받아들이는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며 “지도자는 억울해도 물러설 때가 있어야 된다. 한발 물러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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