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두 “상상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 이동섭 “사퇴하라” 비난 봇물
류호정 “금전거래 및 대회반칙 없어..부주의함·경솔함 철저히 반성”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정의당이 4·15 총선에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류호정 후보가 ‘대리 게임’ 논란에 휩싸이며 파장이 일고 있다.

류 후보가 과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LoL)를 지인들에게 대신하게 하는 방법인 일명 ‘대리 게임’을 통해 게임 등급으로 올렸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대리 게임’ 논란이 거세지자 류 후보는 사과문을 내놓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류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후보 선출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류 후보의 ‘대리 게임’ 논란에 대해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황 공관위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류 후보님의 롤 게임 대리 사건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며 “프로게이머 출신으로서 짧게 말씀드리겠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롤 대리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다. ‘도파’라는 유명 플레이어는 대리 문제가 발각돼 선수 자격 박탈에 계정 정지까지 당하기도 했다”며 “쉽게 비유하자면 ‘대리 시험’을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하게 ‘아이디 빌려준 거 아냐?’라고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 류 후보가 ‘정의당 비례 1번’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굉장히 많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에 1번으로 대표해서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나”라며 “만약 민주당 1번 후보였다면 언론과 여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너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대리 게임’이란 타인에게 돈을 주고 게임 운영을 부탁해 자신의 게임 캐릭터 등급을 올리는 등 게임 문화를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를 막고자 ‘대리 게임 처벌법’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이에 류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 및 해명글을 게재했다. 

류 후보는 해당 논란에 대해 “2014년에 있던 일이다. 롤 게임 유저였던 저는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제 계정을 공유했다”며 “그것이 문제가 돼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 게이머들 사이에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특히 여성 유저의 능력을 불신하는 게임계의 편견을 키운 일이니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셈”이라며 “저의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 조금이라도 실망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한다”고 밝혔다.

류 후보는 “금전 거래는 없었다. 어떤 경제적 이익이나 대회 반칙도 없었다”며 “계정 공유 논란은 2014년 5월 있었고 해직된 두 번째 직장에는 2015년 1월 입사했다. 이 건 때문에 퇴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해명글에 이동섭 미래통합당 의원은 11일 성명서를 내고 류 후보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류 후보는) 사과문에서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계정을 공유했다’는 말로 해명했다”며 “게임업계 노동자 권익에 앞장서겠다는 사람이 대리 게임을 ‘조심성 없이 일어난 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분노했다.

그는 “대리 게임 문제는 게임의 불균형을 초래하며 애꿎은 일반 유저들에게 박탈감을 준다. 또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방해해 곧 게임사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류 후보를 향해 “역대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게임관련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가장 많이 통과시킨 장본인이자 대한민국 게임포럼의 공동대표로서 충고한다”며 “당신(류 후보)은 게임을 경력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사퇴만이 게이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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