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태 책임지고 사직”..‘친문 논란’ 김미균 전략공천 철회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끝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끝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을 둘러싼 논란에 책임을 지고 13일 전격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강남병 공천 결과를 철회하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추천지역으로 정해졌던 강남병 김미균 후보에 대한 추천을 철회한다”며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의 전략공천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된다”며 “우리는 좋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것이 유권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종 판단의 책임은 공관위원장인 제게 있는 것”이라며 “김 후보 같은 원석을, 앞길이 창창한 분을 어렵게 영입했는데 부득이 철회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적인 도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사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사직으로 인해 통합당을 중심으로 보수의 중심 가치를 잘 굳혀나가기를, 국민의 지지와 기대를 받는 당으로 커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합당 공관위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병에 김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지난해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고 청와대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 등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었다.

통합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은 “당의 역량 검증된 인재들은 추풍낙엽이더니 이제는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 후보가 강남 벨트에 공천되다니 놀랍고 황망하다”며 “우리가 반문전선이지, 문 대통령 지지자까지 껴앉는 통합당이었냐”고 공개적으로 공관위를 비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방향이 부족했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때문에 하룻밤 새 문 대통령 지지자가 됐더라.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기업인으로 정치적인 고려를 한 것이지 누군가를 강하게 지지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정치에 입문하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기업가로서 문 대통령의 선물이 신기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저도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실망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공관위원장의 역할은 이석연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 부위원장은 “저도 같이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다짐했던 혁신공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공천 혁신을 통해 이 정권의 폭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사퇴를 선언하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당의 공천을 막천으로 만들고 혼자 사퇴한다고 해서 그 죄상이 묻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김형오는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오늘 사퇴했다”며 “노추(老醜)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김형오의 최고 피해자이지만 나는 그런 사악한 사람과는 결별 선언을 어제 했기에 유감이 없다”면서 “하지만 같이 부회뇌동하고 거수기로 따라간 허수아비 공관위원들도 모두 사퇴하는 것이 맞다”며 공관위 해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제 공관위가 무슨 권위가 있냐”며 “그 나이 정도 됐으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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