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사회경제적 요인 때문에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N포 세대라는 말이 생긴 지는 오래 됐지만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연애를 뒷전으로 미루는 미혼남녀가 늘고 있는 까닭. 시간 부족과 데이트 비용 등의 이유로 연애를 사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결코 적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여기에 비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뉴시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총 324명(남 156명, 여 168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생의 연애 부담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7%가 취업 준비 기간에 연애 부담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준생의 연애 부담감은 남성(45.5%)보다 여성(86.3%)이 더 많이 체감했다.

취업 준비가 길어질수록 연애 세포가 죽는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여성이 86.9%로 남성(33.3%)보다 약 2.6배 가량 높았다.

취준생이 연애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로 ‘시간 부족’(27.8%)과 ‘데이트 비용’(24.1%)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데이트 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여성은 ‘상대방과 비교되는 나의 처지’를 각각 1위로 꼽았다.

취업 준비는 미혼남녀의 연애 전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연인과 싸움이 잦아지는 것’(30.2%)이었다. ‘아예 연애를 포기’(26.2%)하거나 ‘연인에게 이별을 고한다’(20.7%), ‘호감을 표하는 이성에게 철벽을 친다’(16.4%)는 답변도 있었다.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취업난 속에서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경제적 부담으로 결혼을 늦게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결혼, 육아 등을 원치 않거나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미혼남녀들은 비혼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74%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결혼은 필수인가 옵션인가’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4%가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이유’로는 ‘싱글의 삶을 즐기고 싶어서’(46.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누군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27.1%), ‘주위에 결혼 후 생기는 문제점을 많이 봐서’(13.8%),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서’(8.4%),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4%) 순이었다.

‘결혼 적령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이 ‘배우자로서 좋을만한 사람이 생겼을 때’(55.6%)라고 답했다. 또 ‘심적으로 준비가 됐을 때’(24.3%), ‘안정된 직장을 가졌을 때’(12.5%), ‘결혼자금이 충분히 마련됐을 때’(4.3%), ‘언제든지 상관없다’(3.3%)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잠깐이라도) 가장 결혼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지 물은 결과 직장인 10명 중 3명은 ‘또래 동료나 친구로부터 청첩장을 받았을 때’(31.3%, 복수 응답 가능)를 1위로 꼽았다. ‘내 편이 없다고 느껴질 때’(외로울 때)(19.7%), ‘지인 결혼식에 갔을 때’(17.9%), ‘지나가는 아기가 예뻐 보일 때’(11.1%) 등의 의견도 나왔다.

점점 늦어지는 취업에 치솟는 집값, 결혼·육아비용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청년들에게 연애, 결혼은 남 얘기일 뿐이다. 연애, 결혼을 포기한 젊은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가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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