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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성산업가스, ‘불편한’ 직원 외조부상 장례식 해프닝..인력부족이 코로나 탓?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회사서 장례식장에 가지 말라고 한다” 직원 호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서 공분 여론..“대구 방문 위험 이해하지만 이건 아니다” 회사 측 “2주 자가격리 따른 업무 부담에 팀장이 설득”..건강보다 일이 중요?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2020. 03. 18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회사에서 장례식장에 가지 말라고 합니다”

국내 최대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인 대성산업가스주식회사(이하 대성산업가스)에서 외조부상을 당한 직원의 장례식장 참석을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서 치러지는 외조부 장례식을 회사에서 가지 못하도록 했다는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게재된 것. 

<사진=대성산업가스 홈페이지 캡쳐>

대성산업가스 직원 A씨는 최근 블라인드에 ‘외조부 장례식장에 가지 말라는 회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외할아버지가 코로나19로 인해 돌아가셨다”며 “슬프고 정신도 없지만 너무 어이없고 열 받아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조부모상은 경조휴가 3일을 회사에서 주는데, 외조부모상은 경조휴가가 없다더라”라며 “외가 쪽 사람들은 친가랑 다른 거냐?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친가 외가 차별하나. 너무 불공평해서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8일 A씨에 따르면, 그의 외조부는 대구에 거주하고 있었다. 때문에 장례식도 대구에서 치르게 됐다.  

문제는 회사에서 장례식장 참석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

현재 대구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최다 지역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A씨도 회사를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러면서도 가족의 장례식장 참석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분노를 터뜨렸다. 

A씨는 “내가 조문객으로 가는 거라면 나도 장례식장 안가고 삼가 인사 전해드리고 조의금만 보낼 것 같다”며 “그런데 내 가족이다. 정말 너무 억울하고 어이가 없어서 그 이야기를 듣는데 멍하고 아무런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진짜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우리 회사가 보수적인 것도 알고 고쳐야할 것도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오늘 정말 슬프면서도 착잡한 하루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본 일부 직장인들은 안타깝다며 입을 모았다. 이들 역시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 대성산업가스 측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손주를 장례식장에 못가게 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진=블라인드 캡쳐>

이와 관련, 대성산업가스 측은 <공공뉴스>에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A씨와 같은 부서 팀장이 A씨의 장례식장 불참을 설득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A씨가 전날(17일) 장례식 참석차 대구에 갔다는 설명으로, 일종의 해프닝이었다는 게 대성산업가스 측의 입장. 

대성산업가스 관계자는 “팀장 권유에 A씨는 장례식장에 가지 않기로 했다가 이후 마음을 바꿔 장례식장에 참석했다”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사(대성산업가스)는 대구 충전소 직원들에 대해 자가격리를 시행한 바 있고, 구미공장 일부 직원들도 자가격리에 들어갔었다”며 “A씨가 근무하는 부서 팀원 중 한명도 대구에서 일을 하다 자가격리 됐으며, 지난주부터 다시 출근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공장들에 공급하는 가스가 중단되면 공장이 돌아가지 않아 막대한 손실을 끼치게 된다”며 “A씨가 근무하는 부서 팀장은 이 같은 회사 사정을 A씨에게 전달하면서 장례식장에 가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팀 내에서 자가격리자가 발생하자 당초 다섯명이 하던 일을 네명이 처리하게 되면서 A씨 팀의 업무량이 밀렸고, 이런 상황에서 A씨가 대구에 다녀올 경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 업무적으로 또 부담이 발생해 설득을 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A씨의 외조부는 폐렴증상으로 2주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돌아가신 장소는 읍압병실이었다”라며 “일반적인 노환이나 사고로 사망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구지역을 다녀올 경우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이 필요해 이에 따른 업무량 부담으로 팀장이 A씨를 설득했다’라고 부연한 점은 또 다른 불편함을 안기고 있는 상황. 

대구지역 방문을 막은 이유가 직원 건강에 대한 우려가 아닌, 결국 부족한 인력만큼 늘어나는 업무 때문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대성산업가스는 1979년 대성산업(현 대성합동지주)과 프랑스 에어리퀴드, 일본 에어리퀴드재팬이 합작설립한 회사다.

산소와 질소, 알곤, 특수가스 등 산업용 가스를 제조해 공급하는 회사이며,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 GS칼텍스, 고려아연, LG화학, 현대오일뱅크 등 우량 대기업을 주요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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