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주 “黃, 김형오에게 민경욱 공천 부탁”..황교안 “잘못된 결정 대표로서 정리한 것”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민현주 전 의원이 26일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민경욱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민 전 의원의 폭로에 대해 황 대표는 “당 대표의 역할이 있고 공관위원장의 역할이 있다”며 잘못된 결정을 당 대표로서 최종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 공천이 확정됐으나 공관위의 번복으로 민경욱 의원과 경선을 하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첫 번째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민 의원과 경선으로 바뀌었던 과정에서 김 전 공관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황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황 대표와 지도부가 초반에는 공천과정을 지켜봤지만 친박 교체율이 점점 높아지고 황 대표의 종로 지지율, 대선후보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인천 연수을 현역인 민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민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이에 당 최고위원회는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 민 의원과 민 전 의원은 지난 22~23일 경선을 치렀고 민 의원의 승리가 24일 확정됐다.

그러나 25일 인천선거관리위원회가 민 의원의 선거홍보물에 허위사실이 적시됐다고 판단하면서 공관위는 다시 민 전 의원을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 최고위는 이날 밤 회의를 열어 공관위 결정을 뒤집고 민 의원의 공천을 확정지었다.

민 전 의원은 “황 대표 개인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강성 친박으로 구성돼 있는 당 지도부를 황 대표가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황 대표는 강성 친박 지도부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는 (민 의원이) 자신을 위해서 강성 수호 발언을 한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며 “반면 저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었고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황 대표의 입장에선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아울러 “막판에 최고위가 권한도 없이 네 곳을 전격 취소한다거나 후보 교체를 한다거나 후보 등록 첫날 집 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무리한 방법을 택한 것은 결국 선거 이후 친박과 황 대표 체제를 고수하겠다는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민 전 의원은 향후 행보에 대해 “서약을 하고 경선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 독자적으로 나설 수 없다”면서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지만 내일까지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와 국민에게 맞는 합리적인 판단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에 대한 공천 번복 논란이 일자 황 대표는 이날 당 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국민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결정에 대한 지적이 있어 당대표로서 최종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좀 더 매끄럽고 보기 좋은 공천이 되도록 노력했지만 그런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생긴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당대표의 역할이 있고 공관위원장의 역할이 있다. 그런 부분들의 조화를 통해 공정한 공천이 되도록 노력하고 혁신공천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여러 의견들이 곳곳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방향은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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