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공공스토리
[공공story] 건강한 사람의 특권
#헌혈:코로나19 불안 속 혈액 수급 비상→1초의 찡그림으로 생명 살리기 실천
김소영 기자 (114@00news.co.kr)  2020. 03. 29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을 덮친 요즘. 경제는 물론 전반적인 사회활동이 시간이 멈춘 듯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계절의 여왕 봄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을 대표하는 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여행, 숙박, 지역상권까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고 있는 실정. 의료현장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혹시 모를 불안감 때문에 헌혈을 기피하면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위급 환자에게 제때 수혈을 못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의료 종사자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 국민들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헌혈에 동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달 1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시 직원 헌혈의 날’ 행사에 참가한 공무원들이 릴레이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시 직원 헌혈의 날’ 행사에 참가한 공무원들이 릴레이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단체 헌혈이 취소되고 외출을 기피하는 현상 등이 이어지면서 혈액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해 혈액 수급난 해소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

헌혈은 건강한 사람이 자유의사에 따라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져 큰 힘이 되고 있다.

# 코로나19로 혈액 부족..“안심하고 헌혈하세요”

코로나19 확산으로 헌혈 기피 현상이 이어져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지난달 대국민 헌혈 참여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혈액 수급은 위태로운 실정.

2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혈액보유량이 적정보유량을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혈액보유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월 중순 5.0일분까지 올라갔던 혈액보유량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라 2.8일분까지 감소했다.

의료기관에서 연기해둔 수술 일정이 정상으로 운영될 경우 병원으로 공급량이 급증해 혈액보유량이 급감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과정에서 감염을 우려하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채혈직원 감염 여부 전수 조사 ▲채혈 현장 근무 직원 매일 2회 체온측정 및 호흡기 증상 여부 모니터링 ▲KF-94 이상 마스크 착용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직원뿐만 아니라 헌혈에 참여하는 헌혈자에게도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도록 하는 등 헌혈 과정에서의 안전조치도 강화했다. 

또한 원칙적으로 잠복기가 있는 신종 전염병 방지를 위해 한 달 이내 해외를 방문한 경우 헌혈에 참여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모든 해외여행자는 입국 후 1개월 동안 헌혈에 참여하지 못한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한 달 이내 해외를 방문한 경우 헌혈 장소에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더욱 안전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대한적십자사는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문진절차를 강화하고 모든 헌혈자의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을 철저히 확인하고 있어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는 민방위 교육 시 헌혈증을 제시하면 1시간 교육시간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현재 현장 교육을 중단한 1~4년차의 경우 교육이 재개되면 헌혈증 제시 시 1시간 교육시간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5년차 이상의 경우 민방위 훈련 시 사이버교육을 1시간 이수해야 하는데 동주민센터 등에 헌혈증 사본을 제시하면 교육을 면제받을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혈이 필요한 긴급환자는 헌혈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대한적십자사 전 직원들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안내한 안전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안전한 혈액의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헌혈에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 감소에 따른 혈액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5일 대구 달서구 달서시장 공영주차장 앞에 설치된 헌혈차량 앞에서 시장 상인들이 헌혈을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고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 감소에 따른 혈액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5일 대구 달서구 달서시장 공영주차장 앞에 설치된 헌혈차량 앞에서 시장 상인들이 헌혈을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고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1초의 따끔함이 전하는 ‘사랑’

코로나19 확산으로 헌혈이 급격히 감소한 탓에 혈액 수급이 어려워지자 각계각층에서 단체 헌혈로 힘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 한국도로공사, 이스타항공 등 기업 임직원들이 헌혈 활동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도 단체 헌혈에 나서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사랑의 헌혈운동’ 캠페인을 펼쳐 온 육군이 단일기관으로 최단시간에 최다 헌혈 기록을 달성했다.

육군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월28일부터 캠페인을 시작해 이달 18일을 기준으로 45일간 총 3만8167명의 장병이 참여해 1526만ml에 달하는 혈액을 수급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육군 장병들이 만들어낸 1526만ml의 헌혈량은 단일기관으로는 최단시간에 기록한 최다 헌혈량이다. 이는 국가 전체 7일치 소요량에 해당하며 종합병원 혈액사용량의 약 2.5년치에 달한다.

육군은 국가적 위기극복에 동참하고자 장병 및 군무원을 대상으로 ‘사랑의 헌혈운동’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1초의 찡그림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생명을 살린다’는 슬로건 아래 육군본부를 비롯해 지상작전사령부, 2작전사령부, 각급 사·여단급 부대에서 제대별 캠페인을 벌이며 국민들에게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육군 장병들은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대한적십자사의 헌혈자 수(29만여명)의 약 13%(3만8167명)를 차지했다.

헌혈운동 뿐만 아니라 헌혈증 기부사례도 잇따랐다. 경북 포항시에 헌혈증 57장을 기부한 50사단 장사대대 장병들, 그동안 모아온 헌혈증 70장을 한국소아암재단에 기부한 31사단 최임주 예비군지휘관 등 많은 장병의 헌혈 미담도 이어지고 있다.

육군은 혈액 수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사랑의 헌혈운동’ 캠페인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코로나 극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도 코로나19로 인해 혈액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헌혈에 발벗고 나섰다.

KFA 전 임직원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인근 헌혈버스에서 헌혈에 참가했다. KFA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헌혈자가 급감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국민 헌혈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헌혈에 동참했다.

KFA 임직원들은 사전 문진 및 검사를 통해 헌혈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헌혈을 실시했다. 또 대기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조정해 헌혈에 참가했다. KFA 뿐만 아니라 시도축구협회도 지역별 혈액원과 협의를 통해 헌혈에 동참할 예정이다.

KFA 단체 헌혈 이후 천안시축구단이 혈액 수급이 부족해진 의료현장을 돕기 위해 생명 나눔 헌혈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의 협조를 받아 이동식 헌혈 차량 2대를 배정받은 천안시축구단은 최근 선수단과 코칭스탭 및 사무국 직원을 비롯해 천안축구센터, 충남축구협회 직원들이 뜻을 모아 헌혈에 동참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사전 문진 및 검사로 헌혈 가능 여부 확인 후 진행했다.

천안시축구단은 이번 헌혈을 통해 ‘지역사회와 팬들에게 헌혈에 동참해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뿐 아니라 백혈병을 진단받아 헌혈증서가 필요한 유소년 축구선수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증서를 모두 전달하기로 했다.

천안시축구단은 이번 헌혈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홈경기 시 헌혈차량 요청 등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나눔의 손길을 이어가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생명을 살리는 가장 쉬운 일 ‘헌혈’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많은 스타들이 헌혈 인증샷을 공개하며 헌혈 독려에 나섰다.

방송인 오정연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종 코로나 시국에 내가 뭐라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늘 가까운 헌혈의 집을 찾았다”고 적었다.

오정연은 “현재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보유 중인 혈액량은 안정적인 혈액 비축분인 5일분에 한참 못 미치는 2~3일분으로 머지않아 혈액 부족 사태를 겪게 될 위기상황”이라며 “제가 찾은 헌혈의 집 신촌센터 간호사께서도 요즘 헌혈하러 오는 방문자 수가 너무 줄었다고 푸념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전엔 제가 몸무게 미달로 헌혈이 불가능했다. 지난해 많이 건강해진 덕분에 다행히 오늘 문진에서는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앞으로 건강관리 잘해서 꾸준히 헌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디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하셔서 어려운 이 시기에 혈액보유량마저 부족한 사태만큼은 꼭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헌혈 모두 함께하자”고 제한하기도 했다.

앞서 이승현 아나운서도 헌혈에 동참했다.

이승현 아나운서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로나19로 혈액 부족이 심각해 중요한 수술 날짜가 미뤄지는 일도 많다고 오늘 아침 방송에서 전해드렸다.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나눔에 동참해달라 매일 강조해서 말하고 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정작 저는 힘이 된 게 없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320ml를 보탤 뿐이지만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헌혈 중인 사진을 공개했다.

배우 김규리 역시 혈액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헌혈운동에 동참했다. 김규리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럴 때일수록 헌혈을 해야 된다길래 생애 처음으로 헌혈을 했다”며 “건강에 무리 없는 분들이시라면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요?”라고 남겼다.

이어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든다. 헌혈증은 기증하고 간다”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이라고 덧붙였다.

트로트 가수 홍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을 알리며 헌혈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홍자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할 일을 끝마친 후 집으로 가는 길 무심코 떡하니 운명처럼 헌혈의 집이 눈에 들어왔다”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홍자는 의자에 앉아 헌혈을 하고 있다.

홍자는 “처음이라 무서웠지만 용기 내 보았다”며 “여러분도 동참해주시면 어떨까요? 그냥 제 생각이에요”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혈액은 현재까지 인공적으로 제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없어 헌혈만이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더욱이 헌혈한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

오늘 우리들이 한 헌혈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이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생명을 구하는 1초의 찡그림, ‘헌혈’. 건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자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로 작지만 큰 사랑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