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31일 면허자문회의 논의 결과 행정제재 풀어
부정기편 운항 등 사업 재개..정상화 시간 소요 관측
회사 측 “고객·국민에 신뢰받는 경영체제 유지할 것”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행정제재가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이후 20개월 만에 해제됐다.

이로써 진에어는 1년 넘게 제동이 걸렸던 사업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지만,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당장 얼마나 숨통이 트일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사진=뉴시스>

국토부는 31일 외부 전문가(법률‧경영‧회계‧항공교통)로 구성된 면허자문회의 논의 결과, 진에어의 신규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허가 등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국토부는 진에어가 미국 국적의 조 전무(미국명 에밀리 조)를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등기임원으로 재직하게 해 항공법을 위반했다는 점 등을 들어 2018년 8월 진에어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항공법에서는 외국인은 국적 항공사의 등기이사에 등재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보다 앞서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조 전무를 두고 위법 사실까지 드러나자 국토부는 진에어에 신규취항 및 기재 도입 불허 등 제재를 내린 것.   

당시 국토부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하는 대신 진에어가 청문과정에서 스스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자구계획’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진에어는 지난해 9월 자구계획 과제이행을 완료했다고 주장하며 과제이행 결과 등 관련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 면허자문회의는 “경영문화 개선에 일부 진전은 있으나 사외이사 확대 등 이사회의 객관적‧독립적 운영 등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진에어는 국토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을 강화한 지배구조 개선책을 마련하고, 지난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달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를 최종 확정했다.

진에어는 사외이사를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확대, 구성원을 독립적 인물로 선정‧교체으며 한진칼의 영향력 배제를 위해 한진칼 임원이 맡고 있던 기타비상무이사를 폐지했다. 또 겸직 중인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 중 1명이 의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주권익 관련 사항을 의결하는 거버넌스 위원회와 안전관련 사항을 의결하는 안전위원회 설치하고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하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기도 했다. 

준법지원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법무실 인력을 확대하고, 준법지원인에 독자적 감사기능을 부여해 그룹감사를 배제하는 방안도 담았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진에어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계획을 마련한 만큼 ‘제재 해제 필요성이 있다’는 자문회의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재해제를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진에어가 이러한 취지대로 운영돼 신뢰받는 항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에어는 앞으로 신규 노선 취항, 신규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운항 등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상황. 

실제로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로 지난해 2~4분기 적자를 냈고, 보유 항공기 수도 LCC업계 2위에서 3위로 밀리는 등 주요 사업지표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진에어는 이날 국토부의 제재 해제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현재 항공업계가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제 조치가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보다 신뢰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진에어는 독립경영체제 확립,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사회공헌 확대 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안전과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신뢰받는 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토부의 행정 제재 해제에도 불구,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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