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오는 수사망에 심적 부담..檢 ‘박사방’ 피해자 20여명 신원 특정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씨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성 착취 영상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사건 해결을 위한 검경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박사방’에 참여했던 유료회원 3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 중 현재까지 3명이 자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조씨가 검거되고 유료회원들을 상대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박사방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이 한강 영동대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피해자들과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박사방과 유료회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 3곳과 거래대행업체인 베스트코인을 압수수색해 조씨가 사용한 암호화폐 지갑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조씨가 운영한 대화방에 참여한 텔레그램 이용자의 닉네임 1만5000건도 확보해 정확한 신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미성년자 등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씨를 4번째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TF는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영상녹화실에서 조씨에 대한 4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20여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 중 절반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조씨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가 74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대부분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에 검찰이 보강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20여명의 신원을 확인, 혐의 유무 확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피해자 조사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 조사를 중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의사를 고려해 추가 조사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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