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직 사퇴 요구 목소리 ↑..사과에도 민주·정의 맹폭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정승연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갑 후보가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구를 ‘인천 촌구석’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인천 촌구석’ 발언으로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인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인천시 연수구 미래통합당 연수구 갑 정승연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정 후보에게 떡을 선물로 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1일 성명을 통해 “인천을 촌구석이라고 표현한 정 후보는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인천은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이 위치한 대한민국의 관문이고 각종 산업단지와 발전시설이 입지한 경제의 중심”이라며 “인천은 결코 촌구석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평소 인천에 대한 자긍심은커녕 인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무지몽매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정 후보는 인천을 대표해 국회에서 국정을 논할 자격이 없다. 국회의원 후보에서 즉각 사퇴하고 인천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하라”고 지적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의 발언으로 인천시민들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통합당은 정 후보의 후보자격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 후보가 인천시민이 받은 상처를 진정성 있게 위로하려고 한다면 유일한 방법은 후보직을 사퇴하고 석고대죄 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31일 정 후보가 자신의 사무실에 방문한 유승민 통합당 의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 후보는 “제가 평소에 정말 존경하는 유승민 대표께서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이 “인천이 어떻게 촌이냐”고 웃으며 답했지만 정 후보는 ‘인천 촌구석’에 대한 별다른 해명 없이 “유 대표를 좋아하는 팬 여러분과 저를 아껴주시는 지지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정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정 후보는 “심려를 끼쳐 드린 연수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별히 고려하지 않은 ‘인천 촌구석’이라는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발언은 정당 대표를 지낸 유 의원 방문에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옛말에도 집을 찾은 손님에게 ‘누추한 곳을 방문해주어 감사드린다’는 식의 표현이 있듯이 제 고장을 찾아준 손님에게 건넨 미덕 차원의 인사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인천은 14년을 살고 있는 저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지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연수구 주민을 위한 열정 하나만으로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며 “지역에 대한 비하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찌 지역을 대표한다며 출마할 수 있겠나. 제 진심을 오해하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인천 ‘촌구석’ 발언은 제2의 ‘이부망천’ 발언”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부망천’ 발언으로 인천시민에게 남긴 큰 상처를 또 다시 후벼 판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던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정 의원은 당시 발언에 책임을 지고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탈당한 바 있다.

현 대변인은 “정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무의식에서 나온 겸양의 말이 자신의 출마지역을 ‘촌구석’이라 비하하는 것이라면 더욱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며 “시골을 낮잡는 ‘촌구석’이라는 말로 인천을 소개하는 이가 인천시민을 대표 하겠다며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어처구니없는 망언”이라며 “이부망천 사태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인천 비하인가. 이쯤 되면 통합당은 의식의 아주 깊숙한 곳에서부터 인천 지역을 낮잡아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김 부대변인은 “2차 인천 비하 사태의 장본인 정 후보는 즉각 사퇴하기 바라며 인천 지역에 발붙일 자격을 잃은 통합당은 인천 지역 후보 공천을 모두 철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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