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채용:코로나 변수로 취업시장 ‘흔들’→고용한파 속 희망의 빛 밝힌 기업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 어렵다는 요즘, 취업준비생 A씨는 최근 구직난이 더욱 심화됐음을 체감하고 있다.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A씨는 올해는 반드시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목표.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에는 4~5페이지를 넘어가던 모집공고가 이제는 1~2페이지로 줄어들어 녹록지가 않다. 당일 올라온 공고를 매일 확인하고 있지만, 채용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조차 넣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도 낮아졌고, 불과 몇 달 전이라면 넣지도 않았을 조건의 회사들도 공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친구들 대부분은 취업을 마친 상태로, 친구들보다 조금 늦었다는 생각에 그동안 더 열심히 준비해 온 A씨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주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의 채용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구직자들의 불안함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대학교 잡카페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인 및 학생 출입이 통제되면서 실내등이 꺼져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의 채용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구직자들의 불안함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대학교 잡카페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인 및 학생 출입이 통제되면서 실내등이 꺼져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 모이는 것 자체가 경계대상이 되면서 서류전형에 합격하고도 면접에 불참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가 서류전형에 합격 경험이 있는 구직자 18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서류전형에 합격했음에도 코로나19 우려로 면접장에 가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8.8%에 달했다.

구직자뿐만 아니라 일부 기업과 기관들마저 예정된 채용 일정 등을 미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무기한 일정을 미루는 데도 한계가 있어 언택트(비대면) 채용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연기되자 구직자 ‘취업 스트레스’ 극심

코로나19 사태로 신입공채 등 채용을 연기하는 기업이 늘어나자 구직자들의 취업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잡코리아가 최근 신입 및 경력직 구직자 2980명을 대상으로 ‘취업·이직 스트레스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9.5%가 ‘취업스트레스가 매우 높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 높다’고 답한 49.8%까지 포함하면 전체 응답자의 89.3%, 즉 대부분의 구직자가 ‘취업스트레스가 높다’고 답한 셈이다.

구직자 취업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주춤하는 상황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이직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경력직 구직자 중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업이 채용을 연기하는 상황’이 스트레스라는 응답자가 4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취업역량·스펙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37.3%), ‘언제 이직에 성공할지 모른다는 불안감’(36.3%) 때문에 취업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신입직 구직자 중에는 ‘언제 취업에 성공할지 모른다는 불안감’(43.4%) 때문에 취업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졸업 후 취업까지 공백기가 길어지는 것’(36.6%) 때문에 취업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또한 ‘취업역량·스펙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35.4%),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업이 채용을 연기하는 상황’(32.9%)도 취업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혔다.

구직자들은 취업 스트레스를 겪을 때 무기력증과 우울증, 두통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스트레스를 겪을 때면 ‘피곤하고 무기력해진다’라는 응답이 69.4%, ‘계속 우울해진다’라는 응답이 58.2%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 것.

이외에도 ‘두통·편두통이 생긴다’(41.2%), ‘예민해져서 화를 자주 낸다’(32.3%), ‘대인기피증이 생긴다’(29.7%)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2021년 신입(Junior Talent) 채용 공고를 발표한 SK텔레콤이 통신업계 최초로 ‘언택트 채용’ 방식을 도입해 인재 영입에 나선다. <사진제공=SK텔레콤><br>
지난달 30일 2021년 신입(Junior Talent) 채용 공고를 발표한 SK텔레콤이 통신업계 최초로 ‘언택트 채용’ 방식을 도입해 인재 영입에 나선다. <사진제공=SK텔레콤>

# ‘언택트 채용’으로 인재 영입 나선 기업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채용을 계속 미루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온라인 전형 도입’을 대응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채용시장이 ‘언택트 방식’으로 급속하게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72개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채용전형 도입’에 대해 조사한 결과 31.2%가 현재 온라인 채용 전형을 진행 중이거나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기업 10곳 중 6곳(57.8%)은 코로나19 확산이 ‘온라인 채용 전형’을 도입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채용전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이유도 ‘지원자들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서’(45.7%, 복수응답)에 이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진행이 부담돼서’(36.2%)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담감이 상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지원자들이 온라인 활동에 익숙한 세대라서’(31.9%), ‘최대한 많은 구직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31.9%), ‘전형 운영 및 결과 관리가 편해서’(19.8%), ‘오프라인 진행 대비 비용이 적게 들어서’(15.5%)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들 기업이 ‘언택트 채용’을 위해 도입하는 온라인 전형은 ‘면접전형’(69.8%,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인적성검사’(41.4%), ‘채용설명회’(7.8%), ‘필기시험’(7.8%) 등의 순이었다.

실제 IT업계를 중심으로 언택트 채용을 통한 인재 채용이 늘고 있는 상황.

우아한형제들은 신입과 경력 수시채용 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대부분의 면접을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뱅크샐러드는 1차 면접은 유선, 대면 질문이 필요한 2~3차 면접은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와 LG전자 등은 면접을 화상으로 대체했다.

SK텔레콤은 통신업계 최초로 언택트 채용 방식을 도입해 인재 영입에 나선다.

SK텔레콤은 SK그룹이 주관하는 정기 채용을 통해 마케팅, 5G 통신 인프라 직무의 인재를 모집하는 동시에 자체 수시 채용에서도 AI(인공지능), 데이터, 클라우드 등 New ICT 직무 채용을 진행한다.

기존 오프라인 채용 설명회도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온라인 채용 설명회 ‘T커리어 캐스트’(T-Careers Cast)를 오는 4일 13시부터 SK그룹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한다. 채용 전형과 직무를 소개하고 지원자들과 실시간 채팅을 통해 질의응답을 실시할 예정이다.

언택트 채용의 제한적인 환경 극복을 위해 면접관 대상 교육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 전형을 100% 언택트 채용하는 기업들도 등장했다.

라인플러스는 2020년 신입 개발자 채용 시 접수부터 면접까지 모든 전형을 ‘100% 온라인 활용 언택트’ 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테스트는 ‘온라인 코딩 테스트 및 서류전형’으로 대체하고 모든 면접 역시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원격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 역시 이번 상반기 공개채용 시 서류 접수부터 1·2차 면접 전형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시스><br>
<사진=뉴시스>

# 비대면 문화 확산..변화된 채용 트렌드

이처럼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탓에 AI면접과 화상면접 등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많은 구직자들이 AI 채용에 대한 정보 부족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실정.

이에 취업꿀팁을 제공하고 있는 잡코리아TV는 AI 채용 대비 주의할 점을 크게 5가지로 정리했다.

잡코리아TV에 따르면, 먼저 자기소개서의 표절과 맞춤법에 유의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베끼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력서를 모방해선 안 된다. 문항마다 표절률이 30%이상 감지되면 서류 심사에서 탈락될 수 있기 때문.

자소서는 어법에 맞게 사실만 쓴다. 맞춤법 오류, 문맥과 맞지 않은 문장, 자신의 경험과 맞지 않은 내용은 쓰지 않아야 하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뒤에는 맞춤법 검사기로 잘못 쓴 부분이 없는지 꼭 확인한다.

또한 기업의 인재상을 숙지하고 해당 조직에 적합한 인재가 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직무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사전에 명확하게 숙지하고 서류전형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숙지하고 자신이 그 일을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그려보아야 한다. 대개 AI면접은 우수 면접관의 면접 평가 결과를 학습한 후 고성과자들의 특성 데이터를 반영해 면접을 진행한다. 이에 지원자는 직무역량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자소서를 토대로 모의 면접을 해본다. 자신의 표정과 자세, 시선, 목소리 등을 미리 동영상으로 찍어 확인한다. AI 면접에서는 뇌과학에 근거한 사람들의 표정, 시선, 목소리 떨림 등과 관련된 ‘감정 데이터’에 높은 점수를 주므로 평소에 이 부분을 연습해둬야 한다.

비대면 채용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언택트 채용 문화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 채용은 채용절차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새로운 채용방식 도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로 불어 닥친 고용 한파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기업들의 노력은 구직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언택트 채용 문화가 확산되고 우수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기업의 의지에 맞게 면접관 대상 교육도 강화하는 만큼 면접에 임하는 자세와 준비는 필수다.

채용 방식과 절차가 변화되면서 구직자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지만, 그동안 준비한 것들이 헛되지 않도록 조금 더 힘을 내서 노력한다면 합격이라는 결과물로 충분한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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