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코로나19 감염’ 농담 파문..정부 “법적처벌 어렵다”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가수 겸 배우 김재중이 도 넘은 만우절 장난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경제적, 정신적, 인명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이용한 만우절 거짓말을 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것.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코로나19를 농담거리로 삼은 김재중의 행동을 지적했다. 유명 K팝 스타인 만큼 일각에서는 국제적으로 망신을 시켰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재중은 여러 차례 사과문을 올리며 ‘경각심을 새기자는 의도’라고 강조했지만 성난 대중의 분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김재중의 만우절 장난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한 상태다.

가수 겸 배우 김재중. <사진=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가 “만우절 농담”이라고 번복한 김재중에 대해 법적 처벌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역학조사 중이거나 진료 시 의료진이나 역학조사관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가 있지만 이 경우는 이러한 두 가지 사례에 해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개인의 SNS에 올려 사회적 물의가 발생한 경우 다른 처벌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봐야 되겠지만 일단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처벌은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만 “법적 처벌이라는 측면보다는 지금 현재 모든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히 민감해있는 상황에서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 발언이나 SNS 표현에 가급적 신중을 기해주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앞서 김재중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글이 알려지자 김재중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재중의 발언은 만우절 장난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중은 “만우절 농담이었다”며 느슨해진 코로나19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재중의 장난은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영국 BBC, 일본 NHK 등 해외 언론에서도 보도됐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1일(현지시각) “K팝 스타의 코로나19 만우절 농담에 팬들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는 기사를 게재하며 김재중의 경솔한 행동을 비판했다.

매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는 웃을 일이 아니지만 김재중은 약 200만명의 팔로워가 있는 SNS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척 했다”며 “수많은 팬들은 그를 걱정했지만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장난을 인정했고 팬들의 지지는 분노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세계적인 유명 인사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을 사망하게 했고 배우 톰 행크스와 농구선수 케빈 듀랜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같은 인물도 감염 경험을 공유하며 코로나19의 무서움을 알렸다”며 “전 세계 정부는 만우절이 코로나19에 대한 거짓 정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고 김재중의 선 넘은 장난을 꼬집었다.

아울러 김재중의 과한 만우절 장난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연예인 김**씨의 과한 만우절 장난 처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린 청원인은 “조금 전 연예인 김**이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렸다며 글을 올렸다”며 “기사가 나오고 화제가 되자 이 글을 수정하며 장난이라고 밝혔다. 공인이라는 사람이 코로나로 장난을 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일갈했다.

이어 “뉴스에서도 과한 장난은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며 “김**을 처벌해 두 번 다시 아무도 이런 장난을 못 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김재중은 2차 사과에 나섰다. 그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다. 옳지 않다는 판단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피해자들과 행정 관계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재중은 “현재 느슨해진 바이러스로부터의 대처 방식과 위험성의 인식, 코로나19로 인해 피해 받을 분들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재중은 최근 폐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를 언급하며 “병원에 계신 의료진과 환자들을 보면서 뭔가 화가 나기도 하고 바이러스가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현 시점의 위험성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지나칠 정도의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까라는 방법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리고 비난을 받고 있다. 제 글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위해 애쓰시는 정부기관과 의료진들 그리고 지침에 따라 생활을 포기하며 극복을 위해 힘쓰는 많은 분들께 상심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거짓말이 허용되는 만우절이라고 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 거짓말과 용서받지 못할 거짓말이 있다.

김재중이 코로나19에 대한 조심성과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해도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여론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김재중을 향한 여론이 악화되고 팬들마저 등을 돌리는 가운데 방송활동은 물론 한류스타로서 쌓아온 명예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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