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경총 등 화학물질 규제 완화 요구에 가습기넷 규탄 목소리 ↑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화학물질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이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넷은 경제단체들이 코로나19 국가 재난과 경제 위기 상황을 핑계삼아 가습기살균제 참사 재발 방지법인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화평법)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가습기넷은 2일 논평을 내고 “경제단체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교훈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제·개정한 화학물질 안전관리법제들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경총은 40개 입법 과제를 제안하며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제정된 화평법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후 25일 전경련 또한 ‘경제계 긴급 제언문’을 발표, 가습기넷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법안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의 제언문을 발표하고 노골적으로 규제 완화 입장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는 6757명이며, 사망자가 1532명이다. 

가습기넷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이윤에만 혈안이 된 기업들의 탐욕과 이를 관리하고 견제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이 합작해 빚은 화학물질 대참사”라고 지적하며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째를 맞은 지금까지 어떤 경제단체도 가해기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바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2013년 화평법이 제정할 때부터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소속된 전경련은 ‘화평법은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라며 법 재정을 방해했다”면서 “전경련과 경총 등 경제단체들은 그 후 틈만 나면 화평법 등 화학물질 안전관리법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규제 완화를 외쳐왔다”고 꼬집었다. 

또한 경제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제정할 때도 ‘자기책임주의 원칙 등에 위배 된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경제단체들은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도록 이끌기는커녕 피해자들이 지켜보고 있음에도 이 같은 파렴치한 행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게 가습기넷의 설명. 

가습기넷은 “경제단체들의 조직적 행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며 “화평법 등 화학물질 안전관리법제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같은 화학물질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합의이자, 규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단체들은 국가적 위기를 핑계로 화학물질 안전관리법제들을 ‘반기업 정책’이라 낙인찍어 규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경제단체들 스스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화학사고들을 직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앞장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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