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잠실운동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설치..송파을 여야 후보들 반발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워킹스루’(walking through)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고 밝히자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취지에는 동의하나 방법이 틀렸다”고 지적했고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는 “국민들 분통터지게 하지 말라”며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4·15 총선 송파구을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뉴시스>

최 후보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잠실 워킹스루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서울시의) 취지에는 동의하나 방법이 틀렸다”며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일괄적으로 검사해서 개별 귀가시키는 방법은 틀렸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입국자 중 무증상자들에 대해 한 번 더 검사를 진행하는 건 충분히 동의한다. 입국자들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기 전 검사를 한 번 더 진행해서 확진 여부를 분명하게 해야 주민에게 불의의 피해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입국자 전원 검사에 대해선 동의를 표했다.

다만 “한 번 더 검진하려면 자치구별로 하는 게 맞다. 각 자치구에서 검사를 받게 하고 귀가까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주민의 불안감도 덜고 예방도 확실히 할 수 있다. 그게 더욱 효과적이다. 잠실에서 일괄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부 당국과 시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결코 좌시할 수 없음을 알렸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배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입국자들을 인천에서 잠실까지 데려와 검사?”라며 “저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해왔지만 인천공항에서 잠실운동장이 옆집도 아니고 이런 전시행정을 벌이나. 제 정신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당장 철회하라”며 “졸지에 집에 갇혀 살다시피 하면서도 잘 대처해주고 있는 국민들 분통터지게 마시라”고 날을 세웠다.

배 후보는 이후에도 다른 게시글을 통해 “검사만하면 할 일을 다한 건가”라며 “검사 이후가 더 문제다. 댁으로 귀가해야 하는 약 1000명의 인원 중 상당수가 매일 종합운동장 인근 대중교통, 식당 등을 이용할 텐데 당연히 인접한 저희 주민들은 걱정하시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그는 “잠실 아파트나 선수촌 등 주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서울시의 속보가 뜬 뒤 캠프로 걱정 가득한 문의를 줬다”며 “박 시장은 검사 이후에 대한 대책까지 내놓고 운영하라. 그래야 전시행정 소리 안 듣는다”고 꼬집었다.

앞서 박 시장은 3일부터 잠실종합운동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 거주자는 공항에서 발열체크를 거친 뒤 유증상자는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무증상자들은 집으로 가기 전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또는 해당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 시장은 “귀가하게 되면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된다”며 “별도로 선별진료소에 나와 검사를 받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기 때문에 입국 즉시 검사를 받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하루 평균 약 1000명의 진단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잠실종합운동장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굳이 넓은 공항 근처를 두고 1시간이나 걸리는 아파트와 주거 밀집 지역에 설치하는 건 잠실, 송파, 강남 더 나아가 서울시 수도권에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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