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상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접촉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결합한 언택트(Untact, 비대면)가 경제시장에서 새로운 소비문화를 형성한 데 이어 채용시장이 언택트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

이와 더불어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 직접 만나지 않는 언택트 문화가 우리 일상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대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6일 광주 남구 광주대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노트북 등을 이용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면 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직원과 만나지 않고 비대면 형태로 소비하는 이른바 ‘언택트 소비’ 바람이 불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사람인이 성인남녀 3280명을 대상으로 ‘언택트 소비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71.1%가 최근 언택트 소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76.5%로 남성(64.1%)보다 12.4%포인트 높았다. 

언택트 소비가 증가한 요인(복수응답)으로는 단연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줄여서’(71.6%)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소비할 수 있어서’(47.7%), ‘결제가 편리해서’(40.5%), ‘직원 및 판매원과의 접촉이 부담스러워서’(32.9%), ‘대기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어서’(28.9%), ‘키오스크로 주문 받는 가게가 늘어서’(15.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언택트 소비가 전체 소비 중 차지하는 비율을 60% 수준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전체 소비의 과반 이상을 비대면 채널로 하고 있는 것.

가장 많이 하는 언택트 소비(복수응답)로는 ‘온라인 쇼핑’(90.3%)이 1위로 꼽혔다. 다음으로 ‘모바일 선물하기’(39%), ‘매장 내 모바일 앱 원격 주문’(26.1%), ‘온라인 계좌 개설 등 금융권 비대면 거래’(22.7%), ‘세탁 서비스 등 비대면 배달 서비스’(22.1%), ‘주유소 셀프 주유’(20.5%), ‘키오스크 구매’(18.4%), ‘드라이브스루’(14.9%) 순이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69.8%)은 직원을 통하는 컨택트 소비보다 언택트 소비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73.7%로 선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69.5%), 40대(67.1%), 50대 이상(61.7%) 순으로 나타나 나이가 어릴수록 언택트 소비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택트 소비를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결제나 구매 절차가 간편해서’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59.8%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계속해서 ‘대기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어서’(45.5%), ‘사람과의 대면이 불편해서’(24.8%), ‘비용이 저렴해서’(20.5%) 등을 들었다.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9명(92.7%)은 앞으로도 계속 언택트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소비 열풍이 한 때의 유행이 아닌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소비’가 유행을 넘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소비 트렌드 뿐만 아니라 채용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언택트 채용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상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인 현대오일뱅크가 채용 일부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한다.

지난 5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현대오일뱅크는 내달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시행 예정인 필기시험을 인공지능(AI) 역량검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 방식으로 이뤄지던 채용절차는 ‘서류전형-AI 역량검사-면접’ 순으로 변경된다.

AI역량검사는 인공지능이 온라인으로 지원자와 질의응답 및 게임 등을 수행해 지원자의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는 툴이다.

현대해상은 6일부터 접수 중인 6급(전문대졸) 신입사원 채용부터 온라인 AI면접 전형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에 면접위원들이 연수원에서 진행했던 1차 대면 면접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AI면접으로 대체함으로써 서류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는 본인의 PC나 노트북을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 면접에 임할 수 있게 됐다.

현대해상은 이번 AI 면접 도입에 앞서 충분한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질문 난이도와 변별력, 사용자 편의성 등 모집 직무에 적합한 역량 있는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한 신뢰도 검증을 완료했다.

현대해상 6급 신입사원 채용 접수기간은 오는 20일까지며 현대해상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지원자는 서류전형, AI면접, 최종임원면접을 통해 6월1일 입사 예정이다.

아울러 11번가도 언택트 채용을 시작했다. 최근 인턴 사원 채용을 시작한 11번가는 지원서 제출부터 면접까지 모든 채용 과정에 언택트 방식을 도입한 것. 11번가는 실무 면접과 임원 면접을 화상 시스템을 통한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11번가 인턴 채용은 3개 분야(시스템엔지니어·데이터분석·회계)에 걸쳐 선발하며 3개월간의 인턴 활동 후 정규직 전환 심사를 거쳐 11번가 정규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11번가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경력직 수시 채용에도 언택트 방식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원서 제출은 물론 인적성검사, 면접 절차까지 모두 비대면 형태로 진행한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