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경기 안산단원을 선거구에 출마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거 팟캐스트 방송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은 본인이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악의적 네거티브 공세”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는 “성 품평에 참여했다는 점에 있어 법의 문제를 떠나 도덕적으로 국회의원 후보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박순자 미래통합당 안산단원을 국회의원 후보(왼쪽)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뉴시스>

박 후보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지난해 출연한 팟캐스트 ‘쓰리연고전’ 방송 일부를 공개했다.

박 후보는 “섹드립 타이틀을 걸고 출연자들이 욕설은 물론, 각종 성적 은어와 성적 비하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은 방송”이라고 소개했다.

‘쓰리연고전’은 오디오 플랫폼 ‘팥빵’에 있는 연애토크 채널로 “연애 고수 vs 연애 XX! 세 연애 XX들이 펼치는 막무가내 연애토크”라고 돼 있다.

쓰리연고전은 “본 방송은 섹드립(성적 농담)과 욕설이 난무하는 코미디 연예상담 방송이오니 프로불편러 여러분이나 공자왈 맹자왈 찾으시는 분들은 청취를 삼가시라”라는 설명도 나온다.

지난해 2월19일 방송에서 제보자가 팟캐스트에 보내온 아내의 사진을 보면서 다른 남성출연자들이 ‘OO이 머리만 하네’, ‘남미 계열 백인이잖아. 탄력도 나름 좋다’ 등의 성적 품평을 주고받았다.

해당 방송에서 김 후보는 “저도 저 정도면 바로 한 달 뒤에 바로 결혼 결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 2월12일 방송에서는 한 출연자가 “연애에서도 무조건 갑을관계가 있다”며 “더 좋아하는 사람이 을이 될 수밖에 없거든. 좋잖아. 갑을 즐겨 갑질이 얼마나 재미있는데”라고 하자 김 후보는 “그렇죠”라고 대답했다. 

이에 다른 출연자가 “O아라”라는 말을 했고 출연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김 후보는 “아이 진짜, 누나가 하는 건 괜찮은데”라며 웃었다.

이를 두고 박 후보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수치러운 성 비하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김 후보는 진행자들의 성 비하 발언들을 함께 웃고 즐기다가 맞받아치는 등 여성의 몸과 성에 관한 품평에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보통 성인 팟빵은 19금 표시를 하지만 이 방송은 19금 표시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며 “더욱 충격적인 것은 김 후보가 공동진행하는 이 방송은 미성년자도 한편 당 500원을 결제하면 너무나 쉽게 섹드립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 몸 사진을 보면서 한마디씩 품평을 하는 행위가 텔레그램 n번방에서 성착취 영상물을 보며 ‘가슴이 어떻다’ ‘다리가 예쁘네’ ‘한번 쟤랑 해봐야겠다’ 하는 것과 무엇이 어떻게 다르냐”고 힐난했다.

박 후보는 “본인도 여성의 성 비하, 성 희화화, 성 품평에 참여했다는 점에 있어 법의 문제를 떠나 도덕적으로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순가담자였다고 변명하지 마시고 안산시민들에게 당장 엎드려 사죄하고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해당 방송은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송출되는 방송이었고 유료 성인 컨텐츠였기 때문에 TV방송보다는 더 솔직한 말들이 오갔다”면서도 “저는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은 싱글 남성으로 초청돼 주로 놀림을 받는 대상이었고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받는 대상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진행자들이 언급했던 내용들을 마치 제가 동조했던 것처럼 박 후보가 공격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았거니와, 이를 억지로 엮어보려는 시도가 박 후보의 기자회견문에서도 잘 드러난다”며 “(저는) 공동 진행자가 아니라 연애를 잘못해서 상담을 듣는 청년으로 출연했고 다른 출연자의 발언에 대한 제지 등은 진행자의 권한”이라고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는 해당 방송의 청취자 성비가 남녀 6:4의 비율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만약 여성 비하 등의 불편한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면 청취자가 남성으로 편중됐을 것이나 그렇지 않았다. 더욱이 방송에는 남성출연자와 함께 여성 출연자도 3명 이상이 출연했었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해당 회차 출연 이후 방송을 통해서 연애에 큰 도움을 받지도 못했다”며 “다소간에 수위가 높아서 부담스러운 내용들 때문에 결국 자진 하차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박 후보의 이번 기자회견이 n번방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해 억지로 저를 엮어 선거 판세를 뒤집어 보려한다”며 “또 ‘박순자 수행비서 양심선언 번복’과 관련해 공개된 수행비서의 통화녹음 파일을 덮기 위해서 물타기를 하려는 목적이 아닌가 싶어 더욱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 후보의 여성 비하와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개싸움’에 ‘조국백서’에 이젠 ‘섹드립’까지”라고 지적하며 “여긴 3번방인가요?”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그런 방송엔 뭐하러 나가냐”며 “민주당 지도부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자”고 적었다.

그는 “결국 사퇴 아니면 제명인데 ‘진행자가 제지했어야’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그냥 뭉개고 갈 태세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지해야 할 그 진행자들이 더 하다”며 “김남국은 그거 말리지 않고 맞장구 치고 여성 몸매 품평에 말을 보탰다가 문제가 된 거고 애초에 그런 방송에 나간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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