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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진단] ‘4·15 총선 참패’ 통합당의 뒤늦은 자성론
유채리 기자 (114@00news.co.kr)  2020. 04. 17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4·15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자신했던 미래통합당이 뼈아픈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통합당과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보다 겨우 3석 많은 103석을 확보한 것.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전체 의석의 5분의 3인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

이로 인해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통합당 내에서도 뒤늦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21대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당 재건 의지를 밝혔다.

황 전 대표가 사퇴한 후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 전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구성원들과 후보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심 원내대표는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국민께 집권세력을 능가하는 유능한 대안세력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며 “변화와 혁신이 부족했고 보수대통합도 미진했다. 보수 우파로서의 가치와 품격도 놓친 측면이 있다”고 반성했다.

심 원내대표는 “표로 보여주신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살피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자당을 바로 세우는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을 급히 이루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체질 개선도 확실히 매듭짓겠다”면서 “재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작업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사상구 당선으로 3선을 이뤄낸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통합당의 참패를 두고 한탄했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암울한 앞날에 침통한 마음만 든다”며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어쩌다 이렇게 까지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을까”라고 운을 뗐다.

그는 “‘공천 파동에 대한 책임’, ‘민심과는 동떨어진 전략과 메시지’, ‘매력이라고는 1도 없는 권위의식 가득 찬 무능한 우물쭈물’은 과거라 치부하더라도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니 오싹함을 느낀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장 의원은 “20대 총선,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이어진 4연패의 의미는 몰락”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대충대충 얼버무린 통합이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무식한 판단은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만적 정권에게 180석이라는 역대급 승리를 안겨준 국민들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통합당이 싫어서 야당을 심판했다”며 “(통합당은) ‘중도층으로부터 미움받는 정당’, ‘우리 지지층에게는 걱정을 드리는 정당’이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장 의원은 “이제 우리는 장례식장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분만실로 갈 것인가 운명의 시험대로 향하고 있다”며 “죽음의 계곡에서 결연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구로구을 지역구에서 윤건영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김용태 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에 졌으나 할 말은 해야겠다”며 “우리는 실력과 품격을 갖추지 못한 채 문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거대한 오판 끝에 국민의 무서운 심판을 받았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에 대해 “국민들은 문 정권의 잘잘못을 떠나 통합당에게 국민의 현재와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우리의 자승자박이요 자업자득이다.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내 잘못에 이 신새벽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 가눌 길 없다. 자책하고 또 자책한다”고 했다.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시스>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 김성환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통합당의 총선 참패 이유로 ‘막말 파동’을 꼽았다.

이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가 컸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표를 어디로 찍을지 결정을 못한 유권자들이 많았다”며 “유권자들에게는 ‘이 당을 찍어야 될 이유, 찍지 말아야 될 이유’가 필요했는데 그걸 만든 게 막말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통합당 쇄신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유튜버들한테 휘둘리는 이런 수준의 정당은 이제 안 된다”며 “속 시원하게 말하자면 (통합당이) 본투표에서 이기고 사전투표에서 진 곳이 많다. 저 역시 본투표에서 많이 받았다. 그래서 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전투표 의혹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 것을 제발 거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유튜버 중심으로 사전투표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으니 그건 정부에서 부정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본투표로 가라고 했다”며 “실제로 본투표에 보수가 몰렸고 사전투표에 보수가 안 갔다. 사전투표가 부정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은 지고도 정신 못 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선전했지만 전국의 종합 결과는 명백한 패배였다. ‘정권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이 먹혀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수의 몰락’이라고 말이 나올 정도. 때문에 이번에 당선된 통합당 의원은 뼈아픈 각성이 뒤따라야 한다.

21대 국회에서는 통합당이 국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을 전개해 잃어버린 민심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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