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서 불필요한 신체접촉, 머리 숙여 사죄”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강제추행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이날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오늘부터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며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 깨달았다. 경중의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은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또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가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들께서 보호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사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부산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해달라”며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오 시장은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이듬해 10월 부산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2000년 부산시 정무부시장, 2001년 행정부시장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는 시장 권한대행을 지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2016년부터 동명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던 오 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장에 당선돼 4년 임기 중 2년여를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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