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 수락 조건으로 ‘임기 제한 없는 전권’을 내걸면서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지난 23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우리가 왜 졌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비대위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유 의원은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갈 길을 찾은 다음에 비대위를 할지, 전대를 할지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당내 토론을 강조했다. 그는 “통합당 참패의 원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121석 중 16석을 얻는 데 그친 수도권의 낙선자들”이라며 “이들이 다 모여서 교황 선출식으로 한 번 (무제한 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런 노력 없이 비대위냐 전대냐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3선에 성공한 조해진 당선인(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조 당선인은 23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 의원들이나 당원들의 신임에 의해서 선출되지 않은 분이 무제한의, 임기 제한이 없는 권한을, 그것도 전권을 가지겠다는 발상 자체가 굉장히 비민주적”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우리 당의 패배에 직접적 책임도 없는 초선들이 새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정치를 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하고 있는데 그분들 앞에서 ‘전권을 나한테 달라, 그리고 내가 결정하면 당신들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 나는 당헌과 당규까지 초월한 비상대권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는 것은 권위주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체제를 받아들이는 우리 당의 의사결정 자체가 국민들한테 ‘21대 국회 84명의 당선자들은 우리 당을 스스로 다스릴 능력도 없고 개혁할 능력도 없는 정치적 무능력자, 정치적 금치산자들’이라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의 발언 자체도 ‘21대 통합당 의원들은 모두가 스스로 개혁할 능력도 없고 내가 결정하면 당신들은 두 말 없이 따라와야 한다,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이런 표현처럼 들린다”고 비판했다.

4·15 총선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도 ‘김종인 비대위’를 결정한 통합당과 김 전 위원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홍 전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이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 요구를 다 들어줄 바에야)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 아닌가”라며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7월,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나한테 와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며 “다음 대선을 어떻게 끌고 갈지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으면 지금 비대위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대선이 확실하게 보일 수 있도록 (비대위) 일을 해주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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