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요금체계 개편 갑질부터 가맹점 탈세 묵인 논란 등 잇단 잡음
회사 인재상 키워드 협력·리더십..신임 김 대표 정반대 행보 ‘눈살’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지난달 우아한형제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선임된 김범준 대표는 그동안 인재상 키워드로 ‘협력’과 ‘리더십’을 강조했지만, 그러나 정작 김 대표 본인은 현재 협력과 리더십이 모두 결여된 모양새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업체. 무엇보다 점주들과 상생을 강조한 행보로 착한 기업이라는 평가가 이어졌으나 최근 김 대표가 주도해 도입한 새 요금체계가 ‘꼼수’, ‘갑질’ 논란 등에 휘말리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 

게다가 가맹점들의 탈세를 묵인했다는 논란도 한 매체 보도로 불거져 우아한형제들의 돈벌이에 급급한 ‘수상한 협력’도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김 대표가 수장이 된 이후 우아한형제들에 불편한 잡음들이 잇따르며 회사의 이미지와 평판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로, 벌써부터 ‘자질론’마저 대두되는 실정이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 캡쳐>

◆우아한형제들의 ‘수상한’ 협력..돈벌이 위해 가맹점 편법 묵인 논란

2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외식업중앙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의민족 입점업체 세금탈루 묵인 정황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배달의민족 가맹점의 세금 탈루는 같은 주소지에 사업자를 여러명 등록해 사업장을 쪼개는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업점에 대표자명, 상호명, 사업자등록번호는 제각각으로 보통 2~3개에서 많게는 6~7개까지 쪼개기가 이뤄졌다고 일부 언론은 꼬집었다.  

현행 세법에서는 연 매출 4800만원 미만 자영업자는 간이과세자로 분류돼 업종에 따라 2~4% 세율을 적용받도록 하고 있다. 연매출 3000만원 미만인 경우 부가세를 면제받을 수도 있다. 일반과세자 세율은 10%다.

즉, 사업장이 쪼개지면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셈으로 이는 배달의민족 광고 정책을 편법으로 악용한 방식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배달의민족 측이 입점 업체들의 이 같은 편법을 통한 세금탈루를 눈감아주고 있는 이유가 광고 수수료 증대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장을 쪼개면 광고수가 늘어나게 되고, 이를 통해 배달의민족 측은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우아한형제들이 제 주머니 채우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는 철회됐지만, 최근 배달의민족에 수수료 중심의 새 요금체계 ‘오픈서비스’를 도입한 것을 두고도 ‘꼼수 인상’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논란만 키운 요금체계 개편..기업결합 앞두고 공정위도 ‘예의주시’

앞서 배달의민족은 이달 1일자로 주문 1건당 5.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오픈서비스’ 요금체계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8만8000원의 월정액 광고인 ‘울트라콜’ 중심의 요금체계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자금력을 가진 일부 업소가 광고 상위 노출을 독식하는 이른바 ‘깃발꽂기’ 폐해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  

문제는 요금체계 개편 이후 수수료가 기존보다 2배 이상 올라 가맹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는 점. 새 정률제 서비스는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로, 가맹점 부담만 키우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6일 공식 사과문과 함께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률제를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하지만 회사 측 사과에도 논란의 불씨는 잠잠해지지 않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의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흘러나와 논란의 파장은 더욱 확산됐다.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해 각계에서 수수료 없는 공공 배달 앱 개발을 추진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이후 우아한형제들은 10일 두 번째 사과문을 내고 요금체계 개편을 전면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의장과 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4월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기술적 역량을 총 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의 변화는 입점 업주님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해 결정하겠다. 이를 위해 소통 기구인 협의체 마련에 나서고, 정부의 관계부처 및 각계 전문가들과도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와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를 내놓기도 했다. 공정위가 석 달 넘게 결합 신고를 심사 중인 가운데 굳이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어 공정위의 시선을 끌 필요가 없다는 판단. 

그러나 이미 ‘독과점 횡포’ 논란을 자초한 이번 사건은 경쟁당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됐고,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의민족 배달원들은 지난 2월17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옥 앞에서 일방적 배달료 삭감 반대 및 지역 차별 개선 등을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의민족 배달원들은 지난 2월17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옥 앞에서 일방적 배달료 삭감 반대 및 지역 차별 개선 등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회사 키운 김범준 대표가 독?..산적한 과제 속 이미지 쇄신 가능할까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적자 규모는 364억원으로,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다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기간 매출은 10년 만에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5654억원으로 전년대비 80% 상승했지만, 실질적으로 실속은 없다는 평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국내 음식 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라이더 판촉비 등 지출이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영업적자를 내고 논란은 끊이질 않는 상황 속 시선은 김 대표에게 쏠리고 있는 형국. 올 3월 주주총회에서 CEO로 선임된 김 대표가 풀어가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까닭이다. 

김 대표는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고 2018년부터 부사장을 겸임해왔다. 그는 ‘디자인과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로 유명했던 배달의민족을 ‘개발 잘하는 회사’로 키워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과 푸드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배달의민족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배민데이빗’과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프로젝트 등을 총괄한 김 대표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김 대표가 수장에 오른 직후 터져 나온 여러 문제들로 김 대표가 우아한형제들 성장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 

뿐만 아니라 그는 2018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회사에는 협력과 리더십을 중요하게 본다”라며 인재상을 밝혔지만, 이와도 정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발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면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김 대표가 ‘논란의 아이콘’이라는 불명예를 얻은 배달의민족의 이미지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우선 5월1일까지 (요금체계를)기존 방식으로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안내한 상황으로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방식으로 돌려놓은 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과정을 통해 단계적으로 요금체계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의 자질론 지적 등과 관련해서는 “요금체계 개편은 신임 대표 혼자 결정한 내용이 아닌 오랫동안 전사적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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