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선정식 개최
13개 업체 사망 노동자 51명 중 40명이 하청 노동자 ‘죽음의 외주화’ 심각
“대우건설 안전이 핵심가치라며 매해 최악의 산재사고 사망 일으키고 있어”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지난해 1년 동안 하청 노동자 7명이 산업재해(산재)로 숨진 대우건설이 2020년 노동계 선정 최악의 살인 기업 불명예를 안았다.

또한 지난해 11월 부산경남 경마장의 문중원 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구조적인 사내 산재 문제를 사회에 알린 한국마사회에게는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이 수여됐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이 참여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캠페인단)’은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개최했다.

이날 캠페인단은 지난해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조치현황 자료를 근거로 하청노동자 사망 사건을 원청업체의 산업재해로 합산해 계산한 결과 대우건설을 최악의 살인기업 1위로 선정했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1월 경기도 시흥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 도중 숯탄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질식해 2명이 숨지는 등 지난 한 해 총 7명의 하청노동자가 일하다 무거운 것에 깔리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노동자들의 잇단 산재사망사고로 지난 4월부터 노동부가 기획감독을 벌여 전국 51곳의 대우건설 공사 현장 가운데 80%인 40곳의 현장에서 131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지만 이후에도 2명의 노동자가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1년과 2014년 이미 최악의 살인기업에 2차례나 선정된 바 있다. 캠페인단은 “대우건설은 안전이 핵심가치라고 하면서도 매해 최악의 산재사고 사망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우건설의 뒤를 이어 6명이 숨진 현대건설과 5명이 숨진 GS건설이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캠페인단은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13개 기업에서 사망한 노동자 51명 중 40명(78.4%)이 하청업체의 노동자였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9개 기업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하청업체 비율(68%)보다 10%나 증가한 것으로 김용균 사망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됐지만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가 결국 ‘죽음의 외주화’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캠페인단은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부산경남 경마장의 문중원 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사내 부조리한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한국마사회에게는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이 수여 됐다.

문 기수가 일하던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2005년 개장 이래 2019년까지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울러 한국마사회와 함께 이주노동자의 잦은 산업재해를 막지 못한 고용노동부 또한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 주인공에 이름을 올렸다.

캠페인단은 “정부와 21대 국회는 생명존중 사회, 노동자의 산재사망을 줄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즉각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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