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스쿨존 내 사고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식이법 시행으로 인해 스쿨존 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법의 취지와는 별개로 민식이법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강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형량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글이 수십개 올라와 있는 상태다.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특가법 개정안)이 시행일인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량이 규정 속도를 초과해 운행하고 있다. 특가법 개정안(제5조13,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은 ‘운전자 부주의’(규정 속도 시속 30㎞를 초과하거나 전방 주시 등 안전운전 의무 소홀)로 스쿨존에서 만 13세 미만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당할 경우 적용된다. <사진=뉴시스><br>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특가법 개정안)이 시행일인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량이 규정 속도를 초과해 운행하고 있다. 특가법 개정안(제5조13,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은 ‘운전자 부주의’(규정 속도 시속 30㎞를 초과하거나 전방 주시 등 안전운전 의무 소홀)로 스쿨존에서 만 13세 미만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당할 경우 적용된다. <사진=뉴시스>

민갑룡 경찰청장은 4일 출입기자단과의 정례간담회에서 “어린이 방지턱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어린이 부상사고는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며 “어린이 부상사고도 54%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난 3월2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사고 50건보다 감소했다. 어린이 부상자도 올해 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명보다 줄었다.

이에 대해 민 청장은 “민식이법 효과가 현장에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준 것 같다”며 “국민들이 상당히 주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쿨존 교통사고가 줄어든 것은 민식이법 때문이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초중고 개학이 연기된 만큼 스쿨존 교통사고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시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당시 9세)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법안이다.

김군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뒤 100여일 만인 올해 3월25일 시행됐다.

이에 따라 스쿨존 내 교통사고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를 입힌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운전자에게 부과된다.

그러나 민식이법이 시행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법 개정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한 청원인은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개정안은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사고의 경우 '윤창호법'의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와 형량이 같아진다. 음주운전과 같은 중대 고의성 범죄와 순수과실범죄가 같은 선상의 처벌을 받는 것은 이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피할 수 없었음에도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아이들의 돌발행동을 운전자가 무조건 예방하고 조심하라고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청원 외에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민식이법’과 관련된 성토하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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