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코로나19 영향으로 안 만나고 덜 모인다→만날 순 없어도 감사의 마음 전하기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맞벌이 부부인 40대 직장인 A씨는 매년 이맘때쯤 지방에 있는 양가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문안 인사도 드리고 가족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걱정에 양가 부모님 댁을 방문하지 않고 택배로 선물만 보내기로 했다. A씨 부모님도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당분간 고향 방문은 안 하는 것이 좋겠다며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긴 했지만 가는 우리도, 맞이하는 부모님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 이번 사태가 잠잠해질 때 찾아뵙기로 했다”며 “어버이날에 영상통화로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건강에 좋은 비타민을 보내드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구로구 한 대형마트 완구판매점에 어린이들과 부모님이 선물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구로구 한 대형마트 완구판매점에 어린이들과 부모님이 선물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5월5일 어린이날을 비롯해 5월8일 어버이날, 5월21일 부부의날 등 가정의 달 5월은 유독 가족을 돌아보게 되는 달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정의 달 풍경도 예년과 달라지고 있다.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다.

# 코로나19로 달라진 ‘가정의 달’ 풍경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가정의 달 모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코로나19가 5월 가족 모임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것.

만날 때는 외부보다는 집에서 만나고 만나지 못할 경우에는 영상통화로 대신하거나 돈만 부친다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2593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가족 모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7.3%가 ‘코로나19를 감안해 예년과 달리 바뀐 것들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예년과 비슷하게 보낼 것’이란 응답은 23.7%에 그쳤다. 이 중 ‘코로나19를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응답은 8.4%에 그쳤으며 ‘코로나19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예년과 비슷하게 보낼 것’이라 답한 경우도 24.3%나 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만나지 않는 가족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5월 가족모임에 달라진 것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만나지 않고 각자 보내기로 했다’(52.8%)고 답하면서다.

‘예년에 비해 가족모임 횟수를 줄여 최소화하기로 했다’는 응답도 42.4%의 응답률을 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전체 직장인을 대상으로 응답률을 계산해도 64%를 웃도는 직장인들이 가족 모임을 갖지 않거나 덜 갖기로 한 셈.

이어 ‘여행을 하거나 외식을 하는 대신 직접 요리하거나 배달음식을 먹는 등 집안에서 만나기로 했다’(31.2%), ‘밥만 먹고 헤어지는 등 만나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17.3%), ‘온 가족이 만나는 대신 대표로 몇 명만 만나기로 했다’(4.9%)는 응답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영상통화로 대신한다’, ‘돈만 부친다’, ‘기약 없이 만남을 미룬다’ 등의 기타 응답도 있었다.

이처럼 많은 직장인들이 가정의 달 모임을 갖지 않거나 줄이기로 한 결과 5월 예상경비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0일 잡코리아가 직장인 2042명을 대상으로 5월 예상경비를 조사한 결과 올해 직장인들의 5월 예상경비는 평균 46만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8만원 감소한 수치다.

아울러 직장인 5명 중 4명은 ‘가정의 달 주요 기념일 중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이 있다’(86.3%)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정의 달 기념일(복수응답)로는 어버이날(80.6%)이 1위에 꼽혔다. 2위를 차지한 어린이날(30.6%)의 응답률보다 무려 50%포인트가 높은 압도적인 응답률을 기록했다.

반면 스승의날(9.6%), 부부의날(6.7%), 성년의 날(2.8%) 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소비’..가정의 달 선물 안전 구매법은?

평소대로라면 각종 가정의 달 행사로 떠들썩했을 5월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예년 같은 떠들썩한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전국 곳곳에서 야외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했고 외출을 꺼리는 상황이 지속된 탓이다.

최근 강도 높은 물리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실천한 결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방심할 수 없는 상황.

여전히 바깥 출입을 삼가는 상황에서 가정의 달을 맞아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가족 식사와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를 대신해 선물로 감사함을 전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G마켓과 옥션이 가정의 달 프로모션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기 선물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43% 증가했다. 어린이날 선물 품목은 18%, 어버이날 선물 품목은 68% 더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린이날 선물은 ‘디지털기기’가, 어버이날 선물은 ‘건강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기간 어린이날 선물용으로 노트북 판매량은 50%, PC는 40% 각각 증가했고 태블릿(32%)과 휴대폰(19%)도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온라인개학, 홈스쿨링 등의 영향으로 디지털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기(105%)와 장난감(19%) 등도 인기를 얻었다.

어버이날 선물로는 건강·의료용품 판매량이 170%, 건강식품이 18% 증가하는 등 ‘건강’ 관련 품목이 인기다. 안마기(35%)를 비롯해 건강측정용품(113%), 눈건강용품(58%), 호흡·수면건강용품(634%) 선호도가 높았고 영양제(31%), 건강환(16%) 등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명품 패션잡화도 인기다. 수입명품 판매량이 전체 62% 증가한 가운데 지갑·벨트가 105%, 여성가방 27%, 신발이 77% 각각 신장세를 보였다.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소비가 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선물용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의 구매요령과 주의사항을 소개했다.

먼저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의약품이 아니므로 표시·광고나 권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가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에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도안, 우수제조기준(GMP) 인증마크가 표시돼 있으므로 확인 후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허가된 제품인지 여부는 식품안전나라 누리집 또는 스마트폰 앱에서 제품명이나 업소명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에 표시된 섭취량, 섭취방법 및 주의사항에 따라 섭취해야 하며 만성질환이 있거나 의약품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화장품의 경우에는 모든 성분이 표시가 의무화 돼 있으므로 선물을 받는 사람이 알레르기가 있다면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포장·용기 등에 표시된 사용기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녀에게 화장품을 선물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미리 확인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페이스페인팅 등은 구매 전에 화장품인지 여부를 확인해 화장품이 아닌 공산품인 경우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화장품은 어디까지나 피부미용이나 청결 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므로 질병 치료·예방 등 의약품과 유사한 효능·효과를 표방하는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

주름개선이나 미백, 자외선차단 등 기능성화장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기능성화장품’ 문구나 도안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 또는 지인에게 의료기기를 선물하는 경우 업체 상호와 허가번호 등 제품 표시사항을 보고 의료기기로 허가·인증·신고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의료기기를 허가받지 않은 효능이 있는 것처럼 거짓·과대 광고하거나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오인하도록 광고하는 경우도 있으니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기기는 사용하기 전에 첨부문서 등에 기재된 사용목적, 사용방법, 사용 시 주의사항을 충분히 확인하고 숙지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해외직구 제품은 정식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국내에서 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매 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해외직구 제품에는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부정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구매 전 식품안전나라 ‘위해식품 차단목록’에서 통관금지 품목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는 식품·화장품을 해외직구로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식품안전나라, 관세청 등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하려는 제품의 위해정보가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한편, 오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요양시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 중인 어르신들에 대한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안타깝게도 이번 어버이날에는 요양병원·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을 직접 찾아뵙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감염 예방을 위해 밀접 접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본부장은 “영상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주 안부를 살펴봐 주기시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곁에 있는 부모님, 배우자, 자녀, 형제. 이들은 너무나 당연한 존재로 인식되곤 한다.

그 익숙함에 젖어 평소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소중함을 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맘때쯤 되면 생각에 잠기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의 달의 기념일들이 갖는 의의는 특별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평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사람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뜻깊은 날을 명분 삼아 그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했던 사랑과 존경,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학업에 치이고 업무에 치여 가족들과 따뜻한 밥 한 끼, 대화 몇 마디마저 각박했던 날들을 뒤로하고 소중한 사람과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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