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합동 분향소에서 유가족들과 나눈 대화를 두고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전 총리가 유가족과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적었다.

그는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이날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이천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방문했다.

1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유족들은 “(화재사고와 관련해) 대책을 갖고 왔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포함해 기존 법에 따른 조치는 이행이 될 것이고 미비한 것은 보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노한 유가족들이 이 전 총리를 향해 “그럴 거면 뭐 하러 왔냐” “유가족들 데리고 장난치는 거냐”라고 따지자 이 전 총리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한 조문객으로 왔다”며 “여러분들의 마음을 전달하겠다고 말씀드렸지 않냐”라고 답했다.

“사람들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라고 항의하자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은 “이 전 총리는 너무 맞는 말을 너무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 그런데 왜 이리 소름 돋냐”고 했다.

그는 “이 전 총리가 현직 총리 재직 시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눈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눈물을 참으며 읽은 기념사,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보인 눈물을 기억한다”며 “그 눈물들은 현직 총리로서 흘린 눈물이었나 보다. 눈물도 현직과 전직은 다른가 보다”라고 지적했다.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도 ‘이낙연 당선자의 이미지 마케팅’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유가족들은 이 당선자의 조문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왔을 것으로 기대한 바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론 이 당선자는 분명 억울할 것이다. 본인의 언급대로 의사결정의 위치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의 자격으로 왔을 뿐인데 말이다. 유가족들도 이 당선자 조문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다만 “이 당선자의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치 못했다”면서 “마치 국무총리 재직시 야당의원 대정부 질의에서 촌철살인의 논리적 답변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이번 해프닝을 보면 그동안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한다고 여야를 망라한 유력인사들의 조문이 얼마나 많았고 역설적으로 유가족들에게 희망고문을 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는 조문의 순수성을 넘어 정치인들의 이미지 제고 수단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차라리 조문을 하지 않았으면 그동안 축적됐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정치인들보다 먼저 조문을 못해 이 당선자가 후회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