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최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과 나눈 대화로 논란이 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총리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며 “유가족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저의 수양부족”이라며 “그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유가족과 나눈 대화 내용을 두고 야권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저에 대한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좋은 충고를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저와 더불어민주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소장의원의 고언에 감사를 표한 이 전 총리의 모습에 대인의 풍모를 느낀다”며 “많은 국민들은 이 전 총리가 슬픔에 빠져 통곡하고 있는 유족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따뜻한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5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이천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만났다.

“어떤 대책을 갖고 왔냐”는 유가족의 질문에 이 전 총리는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포함해 기존 법에 따른 조치는 이행이 될 것이고 미비한 것은 보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분노한 유가족들이 이 전 총리를 향해 “그럴 거면 뭐 하러 왔냐” “유가족들 데리고 장난치는 거냐”라고 항의하자 이 전 총리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한 조문객으로 왔다”며 “여러분들의 마음을 전달하겠다고 말씀드렸지 않냐”라고 말했다.

“사람들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라는 질문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이 전 총리가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공개되자 야권은 비판을 쏟아냈다. 

황규한 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직 국무총리로서 반복되는 화재사고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더라면, 유력한 대선후보로 회자되는 인물이라면 그리고 21대 국회에서 일하게 될 국회의원이라면 적어도 유가족들에 대한 진정어린 위로와 반성, 성의 있는 답변과 경청으로 임했어야 했다”고 힐난했다.

황 부대변인은 “이낙연 당선자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오만한 민주당 버릇, 잡아놓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다. 자신도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며 “이 당선자가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