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발생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클럽 방문자 중 상당수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방역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클럽 출입 당시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가 많고 방문자들이 신분 노출을 꺼려 자진신고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 잠재적 감염자들이 클럽 방문 사실을 숨기고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유흥업소 방문자들의 자발적인 신고와 검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용산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해 서울시가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 가운데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에 집합금지명령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는 이태원 클럽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익명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검사 받을 것을 권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는 이날 10시 기준 101명이고 서울의 확진자 수는 64명이다. 서울의 경우 이태원 클럽 방문자 및 접촉자까지 포함해서 현재 7272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첫 확진자 발생 일주일 만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아직까지 감염원 파악이 불분명하다”며 “또 상황의 특성상 불특정다수가 여전히 많다는 점에서 위험요소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제는 클럽에 다녀간 확진자의 가족과 직장동료 등 2차 감염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직까지 3차 감염은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무증상 감염이 36%가 넘고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우려했다.

이에 박 시장은 지역 확산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빠른 전수검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전날부터 본인이 원할 경우 전화번호만 확인하는 익명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익명검사를 실시한 이후 10일에는 약 3500건이던 검사 건수가 11일에는 6544건으로 2배 가량 대폭 증가했다”면서 “익명검사는 자발적 검사를 이끌어 내는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 사이 이태원 클럽 인근에 있었던 분들은 신변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조속히 자발적인 선별검사 검체검사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감염병과의 싸움은 속도전”이라며 “서울시는 경찰청과 통신사의 협조를 얻어서 기지국 접속자 명단 전체를 확보했으며 해당 기간 내 이태원 인근에 있던 1만905명 전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날 오후에 한 번 더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도 집단감염의 확산을 조기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국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추가적인 지역사회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해서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등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지난 4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이태원 지역을 방문한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보건소나 1339에 연락해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송인 홍석천. <사진=뉴시스>

한편, 방송인 홍석천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성소수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독려했다.

홍석천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성소수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에게, 지인에게,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이태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며 “무엇보다 아직도 검진을 받지 않고 연락이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홍석천은 “‘아웃팅’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힘을 모으고 있다”며 “방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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