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원인으로 ‘탄핵의 강 건너지 못한 것’, ‘코로나19 사태 대응 실패’ 꼽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향해 “통합당은 뇌가 없다. 브레인이 없다”며 날카로운 지적들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오신환·유의동 통합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진 전 교수는 “여의도연구원은 망가졌다. 새로운 싱크탱크가 사회과학적인 인식을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원인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참패의 단기적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지만 코로나19가 없었어도 참패했을 것”이라며 “한국사회의 운동장은 이미 기울었는데 보수만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며 “전통지지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투항해버린 것이다. 탄핵은 보수층 대다수가 참여해서 가능했지만 결국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돌아와 보수층도 뒤돌아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당대표가 황교안씨였다”며 “이 분은 (박근혜 정부) 탄핵 총리다. 탄핵 정권 패전투수를 당대표 시킨 것은 탄핵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다. 그러다보니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못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교안 전 대표가 보수재건의 씨앗이 되겠다는 자세로 종로에 출마해야 하는데 등 떠밀려 나갔다”며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부른 것도 너무 늦었다. 김 전 위원장에게 권한을 줘야 하는데 마지막에 선거운동 수준의 일밖에 못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진 전 교수는 총선 후보들의 막말 논란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문제되는 의원들을 안 자르니 계속 사고쳤다”고 비판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응도 마찬가지”라면서 “코로나19는 국가적 재난 사태인데 정쟁화하면 안 된다. 국가적 재난 사태엔 당리당략을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의혹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정의연 사건으로 자꾸 저쪽(여당)을 공격하려고 하지마라”며 “회계가 어떻고 저떻고는 언론에 내버려두면 된다. 운동권 방식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고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치고 들어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세상이 달라지고 정보화 세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식이 필요하다”며 “사회과학적 인식으로 무장하고 사회과학적 윤리적 인식의 현대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의 세대교체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권력을 20·30·40대로 넘겨줄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보수주의자는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한다. 젊은 세대에 많은 권한과 권력을 주면 지금 세대와 소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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