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매년 5월25일은 ‘세계 실종아동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실종아동법’을 제정한 이후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 ‘실종경보시스템’ 등과 같은 실종아동 대응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실종아동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아동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이나 경찰력의 힘만으로 실종아동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 관계부처·기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서 한 시민이 호프테이프를 이용해 박스를 포장하고 있다. 호프테이프는 경찰청에서 주관하는 박스테이프를 활용한 장실기종아동 찾기 캠페인으로 장기실종자 명단 등이 들어가있고 QR코드를 이용해 안전 Dream 앱과 연동해 지문등록도 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실종아동으로 신고된 아동은 2만1551명으로, 이 가운데 26명이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찰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종아동 수는 2015년 1만9428명, 2016년 1만9870명, 2017년 1만9956명, 2018년 2만1980명, 2019년 2만1551명으로 2만건 가량 실종아동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실종아동 중에서 26명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2015~2018년 신고된 실종아동 중에서도 20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18세 미만 아동과 치매환자, 지적·자폐·정신장애인의 실종에 대비해 보호자 동의하에 지문이나 얼굴사진 등을 미리 등록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실종에 대비해 미리 지문이나 얼굴사진 등을 등록한 18세 미만 아동은 총 429만8576명이다.

사전등록 정보가 있는 경우 실종신고 후 아동이 보호자에게 인계된 시간이 평균 45분이지만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는 109배 많은 82시간이 걸린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경찰청과 복지부는 ‘제14회 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실종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홍보활동을 펼친다.

복지부는 ▲기관 누리집을 활용한 다채로운 행사(희망브릿지, 문제풀기, 손글씨)를 실시 ▲지하철역사 스크린도어에 실종아동 사진 게재 ▲17개 광역시·도 청사로비 전자게시대(슬로건 자막 송출) 활용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종아동 찾기·예방을 알린다.

경찰청은 20일부터 한 달간 제일기획·우정사업본부·한진택배와 함께 장기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호프테이프’(Hope Tape)를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장기실종아동의 정보를 담은 포장용 박스테이프(호프테이프)를 제작해 택배상자에 부착함으로써 전국 각지에 장기실종아동 정보를 전달하고 실종아동 문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공익 캠페인이다.

호프테이프에는 장기실종아동 28인의 실종 당시 모습과 경찰청의 ‘나이변환 몽타주’로 재현한 현재 추정 모습, 실종 장소, 신체특징 등의 정보가 담겼다.

이와 함께 경찰청의 ‘안전드림(Dream) 앱’으로 연결되는 QR코드를 넣어 실종아동 신고 및 검색,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지문 사전 등록도 가능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호프테이프가 부착되는 택배 물량은 62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잃어버린 아동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장기실종자 가족들에게는 시민 등 공동체의 관심과 협력이 절실하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 ‘호프테이프’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장기실종아동의 나이 변환 몽타주 제작 및 호프테이프 활용 대상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등 장기실종아동 가족의 간절한 마음과 애로를 세심히 살펴 실종아동 정책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17년 7월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11회 실종아동의 날 행사에서 실종 아동 가족이 가족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실종아동 찾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NS홈쇼핑은 NS쇼핑북을 통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이에 NS홈쇼핑은 이날 ‘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아동권리보장원은 NS쇼핑북 캠페인을 통해 실종아동 찾기 및 예방 활동에 기여한 바를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2월에는 8세 때 실종된 아동이 NS쇼핑북을 보고 2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성과도 얻었다. 이는 실종아동 스스로가 캠페인 매체를 보고 가족을 찾게 된 경우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NS홈쇼핑은 정기발행 부수 65만부로 카탈로그 업계 1위인 NS쇼핑북 영향력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구상하던 중 카탈로그에 적합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기획하고 201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32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달 실종아동전문기관을 통해 실종아동 현황 파악과 대상자를 선정하고 NS쇼핑북에서도 유료 광고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앞쪽 페이지를 할애해 실종아동 3인의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

쇼핑북을 장기 보관하면서 이용하는 고객 특성 때문에 일회성 노출이 아닌 장기적인 노출이 가능하므로 캠페인 효과가 높다. 

롯데칠성도 1월21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칠성 본사에서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와 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그린리본 캠페인’ 협약식을 진행했으며 같은 달 17일에는 전국 약 50여개의 지점의 영업 차량 130대에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자석 패널을 부착했다.

자석 패널에는 108명의 실종아동 이름, 사진, 나이, 특징 등의 상세 정보를 비롯해 제보 전화번호가 게재됐다. 또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아동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희망의 상징인 그린리본도 함께 넣었다.

롯데칠성은 향후 더 많은 영업 차량에 패널을 부착해 캠페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실종아동을 찾는 착한 아이디어가 쏟아지면서 빛을 본 사례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나온다면 실종아동들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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