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적 발상이자 오만함을 보여주는 발언..유신시대·5공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상임위원장 독식을 주장하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세상에 착한 독재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회의 원 구성 협상에 우려가 크다”며 “원 구성을 앞두고 여당 지도부 일각에서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갈 수도 있다’, ‘87년 이전에는 다수당이 국회를 지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 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만들려는 전략적 차원의 발언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권위주의적 발상이고 오만함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모든 상임위를 여당이 지배하겠다는 것은 행정부 견제라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과 거리가 먼 생각일 뿐만 아니라 1987년 민주화 체제의 성과로 만들어진 제도와 관행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가 청와대의 거수기였던 유신시대, 5공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스스로 촛불정권, 개혁정권이라고 자칭하면서 권위주의 정권의 반민주적 독재행태를 답습하겠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일갈했다.

안 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통치하는 것이 개혁이고 역사의 진보라고 착각할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착한 독재는 없다”며 “세종대왕이 통치하더라도 조선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는 야당을 정치적 동반자,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 인정할 때 시작될 수 있다”며 “의회민주주의는 소수 세력에 대한 포용과 현실적인 역학관계를 서로 인정할 때 제대로 작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다수의 지배지만 그 전제는 소수에 대한 존중과 다원주의”라며 “모든 부분을 대통령이, 여당이 다 지배하는 것은 이런 전제조건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대표는 법정 시한 내에 원 구성을 마치려면 ‘소수파를 배려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힘없는 자의 자제와 양보는 굴욕이지만 힘 있는 자의 자제와 양보는 미덕”이라며 “슈퍼 여당의 출발이 오만이냐 자제냐에 따라 21대 국회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27일)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절대 과반 정당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보고 (국회를) 다 채우라고 하라.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며 불쾌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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