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반성·사과 없는 청와대..文대통령의 성평등 메시지와 배치”
국민의당 “여성의 성 상품화를 방치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어”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지난해 5월15일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기획의 힘, 상상력의 힘’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해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 여성본부는 29일 논평을 내고 탁 자문위원의 복귀에 대해 “청와대는 성평등 사회에 대한 요구에 답할 의지가 있는가”라고 유감을 표했다.

정의당은 탁 자문위원이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할 당시를 거론하며 “여성계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도구화한 그의 성차별적인 인식을 문제 제기했고 사퇴를 요구했지만 사퇴도, 경질도,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선언하고 젠더폭력방지법 제정을 주요공약으로 발표했다”며 “이후 미투 운동으로 젠더 이슈와 젠더 폭력의 문제는 성차별적인 사회인식과 구조에 기반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오고 있었다. 이 흐름은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탁현민을 다시 청와대로 복귀시켜야 했는지 묻고 싶다”며 “청와대는 이번 인선으로 실망하고 좌절한 여성들의 목소리에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반성도 사과도 없는 청와대에 여성이 청와대의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또 “성평등한 사회문화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에 반해 이번 인선은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국민의당도 “‘여성 혐오’ 행정관의 승진 재임용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2017년 청와대 의전비서실 선임행정관으로 발탁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탁 위원이 16개월 만에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전격 승진돼 청와대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과거 출간한 여러 권의 책에서 여성 비하 표현들을 죄의식 없이 드러내고 여성을 성적도구로 비하해 ‘여성 혐오의 대명사’ 탁현민 전 행정관을 재기용 하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을 우습게보고 여성의 성 상품화를 방치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최근 n번방 사태에 ‘여성들의 절규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말했다”며 “그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문 대통령이 할 일은 ‘여성 혐오’ 행정관의 승진 재임용을 즉각 철회하고 여성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만드는 n번방 가담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것이야말로 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국정 과제의 올바른 수행 방법”이라며 “대통령께서 말한 페미니즘이 단지 정치적 수사가 아님을 증명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탁 자문위원은 정권 출범 초반 여성 비하 표현과 왜곡된 여성관으로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는 2007년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속 일부 표현이 여성 비하 파문을 일으키자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또 공동저자로 참여한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왜곡된 여성관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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