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역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이 SNS에 올린 게시물. <사진= SNS 캡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최근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가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 A씨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가) CCTV 사각지대에서 의도적으로 다가와 제 어깨를 부딪치면서 욕을 하고 가격을 했다는 것 자체가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공항철도에서 내려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이스크림 가게 앞쪽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남자가 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굉장히 세게 치면서 욕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만약 행인들이 많은데 제가 남들의 동선을 방해한 상황이었으면 그 남자가 나를 치면서 욕을 하고 갔어도 참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전혀 그런 곳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진행자가 “의도적으로 와서 어깨를 심하게 부딪치면서 심한 욕설을 퍼부은 것이냐”고 묻자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A씨는 “제가 너무 무섭고 놀라서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또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날려 제 왼쪽 광대뼈를 가격했다”며 “그때 안경을 쓰고 있어서 깊은 흉터가 지는 외상이 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먹으로 세게 맞아서 한 2m 정도 날아가서 기절을 잠깐 했다”며 “정신을 차려서 또 소리를 지르니까 한 대 더 치려고 했다”고 했다.

또한 “제가 굴하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지르니까 (남성이) 정신이 들었는지 15번 출구 쪽으로 도주를 하더라”며 “일단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쫓아갔지만 놓쳤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명확하고 목격자 진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제가 용의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기 때문에 인상착의도 확실했고 사건이 발생한 당일 경찰이랑 같이 다른 앵글에서 찍은 범인의 CCTV 화면을 보면서 인상착의 확인까지 했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경찰이 폭행을 당한 곳이 CCTV 사각지대라고 했고 폭행한 장면이 없기 때문에 가해자가 잡히더라도 자기는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거나 ‘저 여자도 나를 때렸다’고 쌍방폭행을 주장을 하면 목격자의 진술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제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왜 그곳에 CCTV가 없어서 마음 졸이면서 살아야 될지 그게 좀 굉장히 억울하고 슬프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용의자의 인상착의에 대해 “나이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30대 초중반 정도 되는 남성이었고 키는 178~180cm 정도 됐다”며 “얼굴은 조금 하얀 편이었고 쌍꺼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당시)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꼬불꼬불 파마는 아니지만 살짝 웨이브, 왁스로 살짝 만진 듯한 웨이브 펌이었다”며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그냥 평범한 30대 남성이어서 더 참담한 기분과 무서움을 느낀다”고 했다.

A씨는 “지금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 없으면 밤에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굉장히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며 “현재 광대뼈가 심하게 함몰돼 곧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다시는 서울역에서 특히 대낮에 이런 약자를 타깃으로 한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께 공항철도 서울역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이 30대 여성을 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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