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카메라’ 등 세련된 디자인 호평..성능 대비 고가 논란은 ‘시끌’
스마트폰 20분기 연속 적자..권봉석 사장, 브랜드 전략 수술 결과 주목
회사 측 “개인차에 따라 불만·호평 나와..점차 좋은 반응 얻도록 할 것”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LG전자가 지난달 디자인을 앞세운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을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모습이다. 

LG전자가 승부수를 띄운 벨벳의 세련된 디자인은 호평을 받고 있는 반면, 매스 프리미엄폰의 스펙 대비 가격 면에서는 비싸 아쉽다는 평가가 온라인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매년 부진을 면치 못하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상황 속 새롭게 내놓은 벨벳도 기대 이하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전자의 고심은 깊어지는 형국.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벨벳에 다양한 컬러를 도입, 이동통신사별 전용 색상과 LG 고유의 로고까지 빼는 초강수를 두고 흥행 재시동을 예고한 상태지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LG전자 스마트폰 ‘LG 벨벳’ <사진제공=LG전자>

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5일 ‘LG 로고’를 없애고 이동통신사별로 컬러를 다르게 적용한 벨벳을 선보인다. 

이번에 이통사별 새롭게 선보이는 색상은 ▲SK텔레콤 ‘오로라 블루’ ▲KT ‘오로라 레드’ ▲LG유플러스 ‘오로라 핑크’ 등 3가지다. 

벨벳의 기존 색상은 ▲오로라 화이트 ▲오로라 그레이 ▲오로라 그린 ▲일루전 선셋 등 4가지로, 이통사별 전용 색상까지 더하면 벨벳은 총 7가지 색상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국내 판매 스마트폰에서 처음으로 LG 로고를 지우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벨벳이 후면 ‘물방울 카메라’ 디자인과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상 등을 강조한 제품인 만큼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연간 적자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1196억원 ▲2016년 1조2501억원 ▲2017년 7368억원 ▲2018년 7901억원 ▲2019년 1조99억원 등이다. 올해 1분기 역시 23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 속 회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벨벳은 ‘G’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LG전자는 기존 플래그십 브랜드 ‘G’와 ‘V’ 시리즈 명칭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인 ‘벨벳’을 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LG전자가 시도하는 스마트폰 대수술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0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입지 변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 스마트폰에서 처음으로 LG로고를 뺀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벨벳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신작의 디자인은 인정한다면서도 성능면에서 뒤쳐지고, 특히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휴대전화 등을 거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벨벳의 성능과 가격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벨벳의 칩셋은 퀄컴 최신 5G칩인 ‘스냅드래곤 765 G5’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주로 장착되는 ‘스냅드래곤 865’에 비하면 한단계 아래 선능으로, 일상적 이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향후 업데이트 등 고려시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한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OIS)’이 빠졌고, 고음질 오디오칩인 ‘쿼드덱(Quad DAC)’도 탑재되지 않았다.

특히 쿼드덱의 경우 LG전자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로 굳어지던 기능으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신작 벨벳에서는 빠져 LG전자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듣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었다. 

소비자 일부에서는 벨벳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무엇보다 다소 비싼 가격을 꼽고 있다. 

프리미엄폰이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을 의미하는 매스 프리미엄폰인 벨벳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지만, 스펙에 비해 지나치다라는 지적. 

물론 LG전자가 앞서 내놓은 5G 스마트폰인 ‘V50씽큐’, ‘V50S씽큐’의 출고가(각 119만9000원)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하지만 벨벳과 비슷한 시기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 A51’, 애플 ‘아이폰 SE2’ 모델과 성능은 동급이나 1.5배가 넘는 가격이 책정돼 판매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LG전자의 V10부터 V50까지 V시리즈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는 LG전자 스마트폰 유저마저 벨벳을 두고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헛발질만 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동영상 촬영을 종종 하는 나에게는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더 이상 LG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1년 후에는 LG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스마트폰 유저가 자신의 개인 블로글를 통해 올린 ‘LG 벨벳’ 제품에 대한 평가글 일부. <사진=해당 블로그캡쳐>

한편, 지난해 11월 LG전자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된 권봉석 사장은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돌파구 마련이라는 임무를 받고 사령탑에 올랐다.

MC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했던 권 사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고가 논란이 불거진 ‘야심작’ 벨벳에 더해 LG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까지 연이은 악재는 골칫거리다.   

내년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겠다며 대대적으로 브랜드 전략까지 수술하고 나선 권 사장의 매직이 통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적자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벨벳은)프리미엄 라인업인 G시리즈의 후속으로 가격적인 면에서 봤을 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냅드래곤 765는 오래전 칩셋으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최신 칩셋이 맞다”라며 “성능이 5G ‘원칩’으로 나온 유일한 칩셋으로, 벨벳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가져가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쿼드덱을 미탑재한 대신 인공지능 사운드를 넣어서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디자인이나 성능 등 여러면에서 유저들의 호평도 많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 위기 타개책과 관련해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변수가 많다”면서 “앞으로 벨벳과 같은 디자인 특화 제품이나 트랜드에 맞춘 제품을 통해 고객의 선택을 받도록 하겠다. 단숨에 턴어라운드를 하기 보다 점차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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