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면 시험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시험을 치른 건국대, 서강대, 연세대, 인하대 등 다수 대학에서 대리시험이나 정답 공유 등의 부정행위가 속출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대학가에서 자행된 부정행위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대학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4월 건국대에서는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이 그룹으로 시험을 보거나 대리시험을 치르기도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학교 측이 처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인하대 의과대학 학생들도 온라인 단원평가와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이 SNS 등을 통해 정답을 공유하거나 2~3명씩 모여서 함께 시험을 본 것. 이어 중간고사도 같은 방식으로 치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제보로 알려지게 됐다. 학교 측이 조사를 벌인 결과 1·2학년 학생 109명 중 91명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들은 전원 0점 처리됐다. 여기에 담당 교수와의 상담과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서강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서강대 수학과의 한 과목에서 여러 학생이 한 공간에 모여서 시험을 치렀고 이 같은 사실이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자 학교 측은 부정행위 정황을 파악해 이들의 시험을 무효 처리했다.

연세대에서는 교양과목 온라인 시험에서 학생들끼리 정답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고 한양대의 경우 학생 커뮤니티에 돈을 받고 온라인 시험을 대신 쳐주겠다는 글도 올라와 논란이 됐다.

온라인 시험의 약점을 이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민대는 학기말고사를 비대면 시험 위주로 운영하기 위해 온라인 시험 감독 시스템을 대규모 도입한다. 특히 이번 기말고사 기간을 기점으로 향후에도 온라인 교육을 이상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온라인 학습 및 시험 감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민대는 온라인 교육, 평가, 채용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그렙이 제공하는 모니토라는 온라인 시험 감독 시스템을 활용한다. 시험에 응하는 학생의 모습을 컴퓨터에 장착돼 있는 웹캠이나 휴대폰으로 촬영하면서 동시에 학생이 문제를 푸는 컴퓨터 화면을 녹화하고 실시간으로 학생의 모습과 컴퓨터 화면을 감독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성균관대는 온라인 시험을 유지하되,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생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하기로 했다. 또 단답형 대신 서술형 문제를 내 부정행위 가능성을 줄일 예정이다. 

아울러 경희대, 고려대, 한양대 등은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시험이 도입되면서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돼왔다. 학생들의 양심만 믿고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대학 커뮤니티 등에서 온라인 시험의 부정행위를 폭로하거나 대리시험 의혹을 제기하는 고발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어 온라인 시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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