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준 높을수록, 연령층 낮을수록 두드러져..“사회 전반의 적절한 육아 지원책 필수”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많은 여성들이 출산·육아 문제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의 삶과 커리어를 내려놓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이전보다 육아 부담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

출산율 저하는 경제활동인구를 지속적으로 감소시켜서 결국 안정적 경제성장과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게 된다. 출산 및 양육이 희생과 포기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현실적인 육아지원 제도와 인프라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세 미만 절반이 결혼해도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저출생 현상이 앞으로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3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 중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30.4%로 집계됐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69.6%였다.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여자(33.4%)가 남자(27.4%)보다 높았다.

교육 수준은 높을수록 결혼 후 자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36.2%), 고졸(29.3%), 중졸(28.6%), 초졸 이하(18.9%) 순이었다.

또한 연령층이 낮을수록 두드러졌다. 13~19세는 53.6%, 20대 48.5%, 30대 40.1%, 40대 32.9%, 50대19.0%, 60세 이상 11.8% 순으로 나타나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비중이 컸다.

실제 출산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을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2018년보다 0.06명 감소한 0.92명으로 2년 연속 1명 미만을 기록함과 동시에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연령대별 출산율은 30대 초반(86.3명), 30대 후반(45.0명), 20대 후반(35.7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30대 이하의 모든 연령대에서 출산율이 감소한 가운데 20대 후반의 감소폭(-5.3명)이 가장 컸다.

저출산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이에 대한 여러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출산율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2030세대 직장인 3명 중 1명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저출산 실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자녀가 없는 2030세대 직장인 712명을 대상으로 ‘자녀 출산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33.7%가 출산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37.6%로 남성(28.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더욱이 현재 미혼(35.6%)인 경우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해 기혼(20.5%)보다 현저하게 높았다.

2030세대들은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복수응답)로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57.9%)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육아의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커서’(52.9%), ‘일과 병행이 어려워서’(41.3%), ‘아이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어서’(34.6%),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31.3%),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아서’(30%) 등의 답변이 나왔다.

즉, 자신의 삶과 커리어, 경제적인 여유 등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출산을 꺼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육아에 필요한 적절한 지원 제도와 인프라가 마련된다면 어떨까.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240명) 중 62.5%는 우리나라도 북유럽 국가들처럼 육아에 필요한 인프라 및 적절한 지원을 갖춘다면 자녀를 낳을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는 자녀로 인해 자신의 삶과 커리어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한국형 육아가 2030세대들을 출산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재직 중인 회사가 육아지원제도를 잘 갖추고 있는 경우 출산 의향이 77.7%로 그렇지 않을 경우(59.9%)보다 무려 17.8%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저출산 대책으로 회사와 사회 전반의 적절한 육아 지원책이 필수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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