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향해 “통일 방향성 안 보인다..김정은에게 핵 포기하라고 딱 부러지게 말한 적 없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6·25 70주년 연설에 대해 “통일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 길을 잃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문 대통령의 연설이 계속 마음에 맴돈다”며 “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도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일까”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6·25전쟁 70주년 행사 기념사에서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김정은과 김여정 등 북한 당국을 접촉하면서 이런 식으로 길을 잃은 것 아닌가”라며 “잘못된 신호를 줘 김정은이 길을 잃게 한 것은 아닌가 우려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라’는 메시지를 포기한 적은 없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 정치범 수용소, 고모부와 형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독재정치와 함께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동묘지의 평화’가 아니다. 전쟁이 두려워서, 핵무기를 앞세운 협박이 무서워서, ‘함께 잘 살자’고 애원하는 게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체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이다. 김정은 역시 이 흐름에 올라타야만 인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서 “이 흐름을 거스르기는 한 ‘수용소 군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 점을 강하게 지적해야 한다. 유엔의 대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에서 계속 발을 빼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 통일의 임무를 부여했고 그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기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며 “문 대통령과 이 정부의 안보팀에게서 보이지 않는 것은 ‘통일의 방향성’이다. 이 사람들은 김정은에게 핵 포기하라고 딱 부러지게 말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한의 무력 남침으로 수백만이 희생된 그날, 대통령의 표현은 ‘남북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고 북한은 세계사의 흐름에 함께 해야 한다. 그게 북한 인민을 위한 선택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에 동참하기 바란다’가 돼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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